'이민위천' 쓰면 종북? 여당 대표도 썼었는데…

'이민위천' 쓰면 종북? 여당 대표도 썼었는데…

이슈팀 이해진 기자
2013.08.29 16:21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국정원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유승관 기자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국정원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유승관 기자

내란음모죄 혐의로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택에서 '이민위천(以民爲天)'이란 글귀가 적힌 액자가 발견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민위천'이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좌우명이라는 점을 들어 이 액자를 '종북' 성향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민위천'의 출처와 뜻을 언급하며 '이민위천'이라는 글귀를 액자에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의원을 '종북'으로 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이민위천'의 출처는 사마천의 사기(史記)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역이기전(酈食其傳)에는 '왕자이민위천 이민이식위천'(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이란 구절이 있다. '임금은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근본으로 여긴다'는 뜻으로 '이민위천'은 '왕자이민위천' 중 일부다.

성리학자 '이이'의 성학집요(聖學輯要)에도 "군의어국 국의어민 왕자이민위천 민이식위천 민실소천 칙국실소의 차부역지리야(君依於國 國依於民 王者以民爲天 民以食爲至 民失所天 則國失所依 此不易之理也)라는 구절이 있다. 임금은 나라에 의존하고 나라는 백성에게 의존하는 것이므로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삶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 것이라 백성이 하늘로 삼는 것을 잃으면 국가가 의존할 데를 잃어버리니 이것은 불변의 진리라는 뜻이다.

누리꾼들은 "이민위천은 사기에 나오는 말인데... 그럼 사마천도 종북이네...", "그 뜻은 '백성을 하늘로서 섬긴다라는 뜻'.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해 봄직한 생각 같은데", "이민위천은 김일성이 쓴 말이라서 빨갱이라고…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말이 빨갱이 구호라고", "세종대왕도 조선 왕조 모든 왕과 사대부도 백성을 하늘같이 소중히 여겼다. 세종대왕도 종북인가" 등 반응을 보였다.

한쪽에서는 2007년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이민위천'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이민위천마저도 종북으로 몰면 너무 나가는 것이다. 그럼 2007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강재섭 전 대표 신년사에 나온 이민위천은 어떻게 할건가? 그럼 강재섭도 종북인가?"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007년 강재섭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신년사에서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는 이민위천의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라며 '이민위천'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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