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등치는 블랙컨슈머, 車·휴대폰 협박·공갈 백태

기업 등치는 블랙컨슈머, 車·휴대폰 협박·공갈 백태

강기택 기자
2013.11.04 06:35

[기획/착한 소비 좀먹는 블랙컨슈머 1-3]블랙컨슈머, 소비자가 상대 업종엔 다 있다

BMW코리아는 한 운전자가 지하 주차장에서 추돌사고를 낸 뒤 급발진 사고라며 보상을 요구하는 통에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이 운전자는 신차 구매 시 할인을 해 달라거나 자차보험 금액이 5000만원이나 수리 견적을 그에 맞춰 달라는 등의 보상책을 제시했다.

BMW코리아가 원칙대로 하겠다고 하자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해당 사건을 소비자보호원에 제소했다. 그러나 소보원 조사 결과 급발진에 따른 타이어 스키드 마크조차 없었다. 본인의 과실을 놓고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

게다가 이 운전자는 소보원에 소를 제기하기 전에 차를 팔아 버렸다.

이런 류의 사례는 비단 자동차 업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휴대폰, 가전제품, 화장품, 옷, 구두, 아파트, 여행상품 등 소비자와의 접점이 있는 모든 업종에서 발생한다.

A전자회사는 액정이 파손됐다며 명의상 소유주인 남편이 유상수리를 요청해 LCD를 갈아서 교체해 줬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인 아내가 본인 동의 없이 수리를 했다며 원상복구와 수리비 환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LCD로 다시 갈아 끼운 게 최초 상태와 다르다며 무상수리를 해 달라고 떼를 썼고 신품 LCD를 들고 나가려 하기도 했다.

"경찰을 부를 수 있다"고 하자 그제서야 LCD를 돌려주고 돌아갔지만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씁쓸한 한때를 보내야 했다.

구입한 지 3년이 넘은 옷에 대해 보상을 해 달라고 한 사례도 있다. B의류회사는 A/S 수선 후 "가죽 점퍼 안감이 변색됐다"며 "옷을 망쳐 놓았으니 100만원의 현금 보상을 해달라"는 요구에 시달렸다.

한국소비자연맹 등의 심의를 거쳐 수선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과실임을 확인됐으나 다른 고객 이름으로 고객상담실에 재의뢰를 해 결국 안감전체를 고쳐 줬다.

이 고객은 밤늦은 시각이나 주말에도 지속적인 문자와 전화를 하고 상담원의 말투, 응대태도 등에도 불만을 제기하며 계속 보상을 해 달라고 했다.

B사 관계자는 "심지어 다른 휴대폰 번호로 본사 임직원을 사칭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처리를 해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C건설사는 몇차례 하자 보수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화장실에서 냄새가 난다며 정신적 피해보상을 원하는 고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장에 직원이 가보면 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막무가내다. 한달 이상 특정시간에 서비스팀에 전화해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이 회사 고객 센터에서 특정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면 '그분 오셨다'고 한다.

화장품 업계는 주로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면서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D화장품 회사는 살아 있는 벌레를 넣어 와서 바꿔 달라고 하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이런 고객일수록 단순히 교환을 해 달라는 게 아니라 고가 브랜드 제품을 무상으로 달라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행업계는 환불이 안 되는 땡처리 상품을 일부러 구입한 뒤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사전에 땡처리라고 공지가 됐음에도 보상을 노리고 시비를 건다.

소비자원에서 여행사, 호텔, 항공사가 소비자편을 들어 줄 때가 많다는 것을 악용하는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10만~50만원을 주고 임의로 합의를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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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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