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이 정부를 비판하며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해 숨진 가운데 장례식장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는 정치권과 노동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2일 오후 5시40분쯤 고 이남종씨(41)의 빈소에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방문했다. 문 의원은 방명록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죽음으로 남기신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뒤이어 방문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는 철도노조 파업자의 징계 문제와 손해배상 가압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 6시에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원혜영, 유은혜 의원 등이 조문했다. 함께 방문한 김광진 의원은 "목숨을 걸어야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장례식장 주변에는 100여명이 참가한 추모 촛불집회도 진행됐다.
'고 이남종 열사 민주시민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에 전체 회의를 열어 국정원 시국회의(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등 5인을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시민사회장(4일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식은 4일 오전에 발인식과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영결식은 오전 9시30분 서울역에서 진행되고, 장지는 광주 망월동 민주 묘역이다.
장례위는 앞선 오후 2시30분에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장례위는 경찰이 이씨의 자살 배경을 두고 경제적 이유 등 신변 비관이 있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장례위는 "경찰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실제 유서 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고의적 진상 왜곡의 결과"라며 "유서에는 신상을 비관하는 내용이 없었지만 이것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생활고 비관에 따른 보험 사기라는 일부의 지적에는 "동생에게 보험 명의를 돌린 것은 동생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동생이 직접 사고를 당했을 때 혜택 받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이씨가 분신 전날 보험회사를 방문해 이씨 명의의 보험 수급자를 동생 명의로 바꿨으며 휘발유통과 플래카드 등을 사전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해 분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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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는 '국민에게 드리는 글' 등 2통의 유서가 공개됐다. 유서에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중략) 공권력의 대선 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여러분,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35분쯤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후 1일 오전 7시55분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이씨는 분신 당시 고가도로에 '박근혜 사퇴''특검 실시'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