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시한폭탄 타야하나" 불안한 지하철, 왜?

"달리는 시한폭탄 타야하나" 불안한 지하철, 왜?

이슈팀 박다해 기자
2014.05.08 06:16

[대한민국은 위험공화국이다]⑤노후 차량에 '1인 승무체제' 문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성수역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 2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2일 오후 사고 현장에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이동훈기자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성수역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 2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2일 오후 사고 현장에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이동훈기자

#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26·여)는 "2호선 뚝섬역에서 시청역 구간을 매일 오가는데 며칠 전 발생한 추돌 사고와 겹치는 구간이라 출·퇴근길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매일 위험성을 감수하며 '시한폭탄'을 타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시민의 발' 지하철이 달리는 시한폭탄으로 돌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발생한 철도사고는 2011년 277건, 2012년 250건, 2013년 232건으로 매해 200건을 상회한다. 올 1~3월 동안 발생한 철도 사고는 무려 45건,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43건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 안전점검 지시했지만…'또' 사고난 지하철

지난달 3일 지하철 4호선에서 회송하던 전동차가 탈선해 운행이 중단됐고 이 사고가 있기 하루 전에는 신도림행 지하철 2호선 열차가 자동운전장치 이상으로 선릉역에서 갑자기 멈췄다. 지난 3월30일에는 코레일 지하철 1호선 수원·인천행 열차가 전기 공급 이상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4일 전동열차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 안전점검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2일, 2호선 전동차 2대가 상왕십리역에서 추돌해 200여명 넘는 시민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잦은 사고 원인으로 25년 가까이 보수·점검만 한 채 계속 사용하는데 따른 차량 노후화를 첫 손에 꼽는다.

또한 고질적인 안전불감증도 사고 원인으로 빼놓을 수 없다. 실제 이번 상왕십리역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신호제어장치와 관련, 2호선에서 ATS(자동열차장치)시스템과 ATO(자동운전장치)시스템을 병행 운영하는 점도 2006년 도입 당시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부분이다.

서울지하철 노동조합 관계자는 "ATS와 ATO 시스템 병행 운영 초기에 경미한 이상 신호가 많이 발생했지만 사측은 아직 시스템이 안착되지 않아 일어나는 일이라고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 "대형 사고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1인 승무체제 개선"

2003년 발생했던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와 같이 대형참사를 막기 위해선 1인 승무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관사 1명이 전체 전동차를 책임지는 1인 승무체제는 현재 서울 메트로 관할인 지하철 1~4호선을 제외하고 서울·대구·부산 지하철과 KTX 등 전국 모든 노선에서 채택하고 있다. 최근 코레일도 경영효율화를 위해 중앙선에 1인 승무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열차 뒤에도 차장이 있었다면 사상자도 줄고 응급조치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1명의 기관사가 2000~3000명의 승객을 책임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관사 1명이 관제센터에 보고해서 설명하고, 승객에게 안내방송도 해야하고, 상황에 맞춰 조치를 취하는 등 혼자 모든 대처를 해야 한다"며 "매뉴얼을 따라도 초동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철도 전문가들은 1인 승무제가 효율성에는 기여할 지 몰라도 안전에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흑자 노선을 만들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다 보니 안전문제가 뒤로 밀렸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도시철도공사 측은 "설립 당시부터 1인 승무를 전제로 자동운전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에 열차 운행 시 문제가 없다"며 "사고 발생 시에는 2인 체제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공사의 정책 상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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