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자매들이 '살인교사범'…동화 '인어공주'의 반전

믿었던 자매들이 '살인교사범'…동화 '인어공주'의 반전

낭만파괴법
2014.05.13 10:02

[딱TV]법으로 뒤집어보는 동화이야기

[편집자주] 그녀들의 앙큼한 딱야동! - '야'매예비변호사와 금융전문가가 색다른 시선으로 '동'화를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범죄를 파헤치는 낭만파괴법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기억되는 동화 '인어공주'.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유주얼 서스펙트' 못지않은 충격적인 반전이 숨어있다. 베일에 감춰져있던 왕자 살해 시도의 배후는 바로 인어공주의 자매들! 그 음모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동화 '인어공주'에서 왕자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막내을 위해 인어 언니들은 여러 도움을 줬다. 막내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마녀가 사는 동굴을 알려주는가 하면,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될 위험에 빠졌을 때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팔아 왕자를 찌를 단검을 구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이런 행동이 막내를 위한 언니들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일까?

마녀를 소개해준 '브로커' 언니들

마녀는 인어공주에게 인간의 다리를 만들어주지만 말을 못하게 되는 약을 팔았다. 이 약의 또 다른 치명적인 부작용은 왕자와 결혼을 하지 못하면 사망하게 된다는 것. 심각한 부작용을 가진 이 약이 정상적으로 유통될 리 없고, 왕국에서 추방된 마녀가 약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을 리도 만무하다.

배경을 현대라고 가정할 때, 약사 자격도 없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말을 못하게 되고 자칫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진 약을 판매했다면 어떨까.

일국의 공주인 언니들은 왕국에서 쫓겨난 마녀가 약을 팔 자격이 없으며, 그녀가 위험한 물건을 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마녀가 그 약을 판매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볼 때, 그 약이 막내에게 불치의 후유증을 남기리라는 것도 예상했으리라.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제3조는 자격이 없는 자가 허가도 받지 않고 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는 것을 처벌하는 동시에 이 의약품을 사도록 중간에서 알선한 사람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의약품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때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살인죄에 준하는 수준으로 무거운 형벌이다.

언니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를 부작용 가득한 약물의 세계로 인도한 브로커에 해당하는 셈이다.

왕자를 죽이라고 건네준 단검의 의미는?

다음날이면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험에 처한 막내를 살리겠다며 자신들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잘라 주고 마녀에게서 단검을 구해 준 언니들. 이들의 행동은 법적으로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막내는 언니들에게 단검을 받기 전까지 왕자를 살해할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언니들이 건네준 단검을 받고 나서 비로소 왕자를 죽이고 자신이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언니들의 이런 행위는 '살인교사'에 해당된다. '교사'는 범죄를 저지를 마음이 없었던 사람을 꾀거나 부추기는 일을 말한다.

언니들은 살인할 생각이 없었던 막내에게 단검까지 손수 쥐어주며 왕자를 죽이라 부추겼다. 비록 미수에 그치긴 했지만 막내는 그 단검을 들고 왕자를 죽이려 신혼방에 무단침입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언니들은 살인미수범에 해당하는 막내와 나란히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형만큼 교사범으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동화라는 점을 배제하고 보면 그녀들의 행동은 하나같이 무섭다. 어린 막내에게 부작용이 생길 것이 확실한 불법 의약품을 판매하는 마녀를 소개해주는가 하면 살인까지 교사했다.

만약 막내인 인어공주가 왕자를 죽이고 다시 인어가 되어 바다로 돌아갔다면 어찌 되었을까. 아마도 인어공주는 왕의 분노를 사 눈밖에 났을 것이고, 사랑한 사람을 살해한 죄책감을 한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보면 언니들의 행동은 의문 투성이다. 혹, 인어공주가 겪은 그 모든 상황은 왕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던 막내에게 위기감을 느낀 상속권자들의 음모가 아니었을까. 스릴러 영화 못지않게 뒷골 서늘한 서스펜스 동화 '인어공주', 그 언니들이 왠지 의심스럽다.

【PODCAST- 낭만파괴법】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5월 13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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