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4·16" - '안전이 복지다' <1부>'안전은 투자다'>]<4-2>산단 안전사고 증가

#지난 23일 찾은 경기 안산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낡은 건물이 대다수였고 곳곳에선 악취마저 풍겼다. 각종 배관과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탱크로리와 변압기 등의 노후화도 심각했다.
언제든지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반월단지의 전자부품업체 고위관계자는 "공장 내·외부 각종 설비가 부분적으로 복구되고 있지만 여전히 30년 이상된 것이 대부분"이라며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전기·화학·섬유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모여 있는 산업단지는 안전사각지대다. 노후화된 산업단지에서 만성적 안전불감증까지 더해져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늘고 있어서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52개 산업단지 중 안전사고 발생단지(건수)는 2011년 7개(13건)에 이어 2012년 8개(15건), 지난해 12개(32건)로 증가세를 보인다. 올들어선 5월 현재 1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고다발 단지가 반월·시화단지다. 1981년 준공된 이곳은 지난해 사고발생건수가 9건으로 전체의 28% 정도를 차지, '안전하지 않은 곳'이란 지적을 받는다. 반월·시화단지는 올해도 5월 현재 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영세 제조업체가 대거 몰리다보니 사고발생 빈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반월단지의 전기부품업체 안전관리 담당자는 "반월·시화단지는 1만5000여개 입주기업의 상당수가 영세업체인 국내 최대 중소기업단지고 유독화학물질 등 인화성물질을 다루는 제조업체여서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화단지의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산업재해의 97~98%가 50명 미만에 영세한 위험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 5월 현재 대형 석유화학공장이 몰려있는 여수(각각 6건, 4건)와 울산산업단지(5건, 10건), 2012년 대규모 불산누출사고가 발생한 구미산업단지(3건, 1건) 등도 사고다발 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산업단지 안전사고가 빙산의 일각이란 점이다.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이 관리하는 전국의 산업단지가 무려 1000여개 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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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단지의 안전관리 전문가는 "현재 1000개를 넘어선 산업단지의 안전사고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실제 안전사고는 매년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안전사고 급증의 주범으로 노후화를 꼽는다. 실제 지난해 전체 안전사고 발생단지와 건수 중 30년 이상 노후단지가 반월·시화와 여수, 울산, 구미 등 사고다발 단지를 포함해 각각 9개(75%)와 29건(91%)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영세기업은 물론 유관기관 모두 안전의식이 떨어지다보니 사고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조원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 연구센터장은 "산업단지 설비들은 대부분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노후화가 심각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영세기업은 원가절감, 유관기관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안전의식마저 걸음마 수준이어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물론, 정부를 비롯한 유관기관 등 이해관계자 모두 안전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이해관계자들이 안전사고 예방을 통한 업무영속성이 기업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전을 투자로 인식하는 게 핵심"이라며 "안전에 대한 투자를 늘려 노후화된 시설을 전면적으로 교체하고 안전교육 등 안전인식 확산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안전전문인력 선임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현행법상 안전전문인력 선임의무조항은 50명 미만이나 안전관리업무 외주기업 등에 대해 예외를 허용한다"며 "소상공인 등 일부를 제외하고 기업의 전문인력 선임기준을 대폭 강화해 자체적인 안전관리 강화 여건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