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공사로 지하수 다량 유출돼 주변 지반 침하로 이어졌을 가능성"

최근 싱크홀이 발견된 서울 송파구 일대에 위치한 5층짜리 다가구 주택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인근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 등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서울시와 구청은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다.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다가구주택이 30cm 가량 기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의 기울기는 E단계로 심각한 수준이며 건물 한쪽으로 균열도 생기고 있어 주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3주 전부터 이 건물 보수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건물이 기울어지는 것은 건물의 무게보다 건물을 받치는 땅의 힘이 떨어질 경우 발생하는데 이 건물의 땅은 충분히 건물을 지탱할 수 있다"며 "따라서 땅이 침하된 원인은 지하수 수위가 저하됐기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5층짜리 다가구 이외에도 좌우 앞 뒤 건물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기울어져 있어 하나의 원인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근처에 지하철 9호선 공사를 제외하면 지하수를 깊게 퍼올린 요인을 찾을 수 없다. 공사장 인근 100m 지역 건물들이 일제히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하철 공사 시 지하수를 되도록 많이 빼내지 않고 주변 지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제대로 조치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지역은 올해 들어 수차례 싱크홀이 다수 발생했던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싱크홀과 주택 침하의 발생 원리를 동일하게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크홀은 지반이 지지할 무게가 없으니 가라앉아 구멍이 생겼다면, 지반 위에 건물이 있는 경우 침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해당 현장을 방문한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과 교수는 "흙은 모래와 동공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지하수를 많이 뽑아올리면 공간이 비어 침하가 생갈 수 있다"며 "특히 잠실지역은 모래와 자갈이 두터운 매립지이기 때문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예전 지하철 공사를 할 땐 주변 땅이 훨씬 안정돼 있는 상태였다면 현재 9호선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잠실 일대는 지반이 훨씬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지하철공사는 이러한 문제를 전혀 실감하거나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원인을 제대로 밝혀 예방책을 세우지 않으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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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송파구청 도로과 도로계획팀 관계자는 "9호선 지하철이나 주변 도로는 침몰 사항이 없다"며 "개인 건축물에 대한 문제는 건축과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송파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다시 "지하철 공사에 관해서는 서울시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과 관계자는 "담당 과장님이 출장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