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문닫으면 우리 애는 어디로..."

"어린이집 문닫으면 우리 애는 어디로..."

김종훈 기자
2015.01.19 17:20

어린이집 아동폭력 방지책에 "현실성 부족" 지적 이어져

1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의 아동학대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한 어린이집이 굳게 잠긴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남긴 항의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1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의 아동학대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한 어린이집이 굳게 잠긴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남긴 항의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인천 연수구 소재 어린이집 폭행 사건 이후 정부와 국회에서 재발 방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보육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소재 어린이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번이라도 아동을 폭행해 적발된 어린이집은 폐쇄하고 해당 교사·원장을 영구히 퇴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부모들이 요구하면 동영상을 열람·제공하도록 제도화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하지만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대해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폐쇄 후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지는 현실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인천 연수구의 어린이집이 자진 폐원된 후 기존 원생들은 대부분 가정 보육으로 되돌려졌으며 사정이 급한 아동 1~2명만이 인근 어린이집으로 옮겨갔다. 시설 폐지 후 사실상 갈 곳이 없었던 셈.

이에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인천 송도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이 꺼려진다면) 차라리 뜻 맞는 분들과 품앗이 교육하는 편이 좋다", "폭행이 발생한 어린이집 다니던 원아 있으면 돌봐드리겠다", "공동육아 관심있으신 분 없느냐" 등 어린이집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4세 딸아이를 집근처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직장인 임모씨(37)는 "학대 사건이 일어난 어린이집은 문을 닫는 하는게 맞지만 당장 맞벌이로 인해 봐 줄 사람이 없는 아이는 어디에 보내냐"며 "어린이집 폐쇄 뿐 아니라 기존 원생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책도 함께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들이 CCTV 설치나 보조교사 확충 등을 수용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아동폭행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을 관할하는 연수구청 관계자는 "보육교사나 보조교사의 처우는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영세한 민간 어린이집은 이들을 채용할 여력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어린이집 폭행 방지 대책과 관련해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는 정부가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 대안에 현실성이 부족한 것은 이들이 문제를 직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윤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민간 어린이집들이 보육서비스 대부분을 전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대비 국공립어린이집 수를 현 5%에서 50% 수준까지 끌어올려 전체적인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경쟁을 일으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종훈 기자

국제 소식을 전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