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리포트]승소 비율과 진행기간 큰 차이, 장기적으로 전문 법원 필요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각 법원마다 개인회생, 파산, 면책 등 도산 관련 사건에 대해서 인용 비율, 사건 진행 기간이 너무 달라 그 대안으로 도산 전문 법원과 전문 법관이 생겨야 한다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도산 관련 사건, 법원마다 인용 비율·진행기간 큰 차이
도산 사건 중 면책 사건이 인용된 비율을 알아봤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2015년도 사법연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총 5만971건의 면책 사건이 처리됐고 이중 인용된 사건은 4만4869건으로, 인용 비율은 88%다.

이 수치를 자세히 뜯어보면 각 법원마다 크게 차이가 난다. 가장 사건을 많이 처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경우 2015년 11월 기준 90.7%의 인용 비율을 보였으나 전주지방법원은 48.0%의 인용비율을 보였다. 한 달의 통계에서 두 법원 간의 인용 비율 차이가 42%인 셈이다.
일부 변호사들은 법원마다 사건이 진행되는 기간이 너무 천차만별인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 사건을 진행해 본 서초동 소재 법무법인 소속의 A 변호사는 A법원에서는 4개월이면 사건이 종결되는데 반해, B법원에서는 1년이 걸리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어떤 법원에 사건을 신청하느냐에 따라 그 소요기간이 크게 달라진단 얘기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부 신청자들은 변호사들에게 회생이나 파산을 상담하면서 특정 법원으로 신청할 수 있느냐고 문의할 정도다.
◇원인은 판사의 큰 재량 범위, 장기적으로 도산 전문 법원 필요
도산 관련 사건의 경우 판사의 재량이 크기 때문에 이렇게 법원마다 제각각의 처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법에 규정된 면책 불허가 사유가 있더라도, 판사의 재량 하에 면책해 줄 수 있는 재량 면책제도가 있고, 아직 누적된 판례가 많지 않아 법관의 재량 범위가 크다.
대안으로는 도산 제도와 관련, 전문 법관 제도와 전문 법원 설치가 꼽힌다. 현재 법관이 한 법원의 회생·파산사건 재판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3년에 불과하므로 이 기간을 늘리자는 취지다. 전문 법원 설치도 그와 맥을 같이 한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김계리 변호사는 "도산 관련 사건들을 빠르고 일관성 있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전문 법원의 설치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