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과거 사례로 본 입주업체 소송 전망은?

개성공단 중단, 과거 사례로 본 입주업체 소송 전망은?

한정수 기자
2016.02.11 15:23
11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산CIQ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화물 차량들이 짐을 꾸리기 위해 개성공단으로 출경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11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산CIQ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화물 차량들이 짐을 꾸리기 위해 개성공단으로 출경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정부가 북한의 핵 개발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소송을 통해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원 등에 따르면 그간 남북 경제협력 중단 조치 등과 관련,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은 모두 원고 패소로 결론났다.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 등이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재량 행위로 판단되는 만큼 위법성이 없고 공익 목적이 있어서 손실이나 손해를 갚아 줄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개성공단에 복합상업건물을 지어 운영하려던 ㈜겨레사랑은 2007년 토지이용권을 확보했다. 이후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나면서 통일부가 우리 기업의 개성공단 신규진출과 투자 확대를 불허하는 5·24 대북제재조치를 내렸다. 이에 겨레사랑은 국가를 상대로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겨레사랑은 지난해 6월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정부의 제재 조치가 국가안보를 위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행정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를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손실을 보상해 줄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또 "천안함 사태에 대응한 정부의 제재 조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공익 목적에 따른 행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2008년 금강산 한국인 관광객 사망 등 남북관계 악화로 방북 승인을 받지 못해 개성공단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며 한 업체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도 원고 패소로 결론이 났다.

이와 관련, 법조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와 관련한 업체들의 소송에서도 유사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5·24 대북제재조치 당시와는 상황이 다른 만큼 사실관계를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 사건 등과 같이 물리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의 대북 제재 조치와 현재의 상황은 다른 면이 있다"며 "만약 이번 조치와 관련한 소송이 제기된다면 정부의 결정에 정당성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의 이번 제재 조치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오전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발표의 법적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다. 정부의 조치가 헌법을 적용한 대통령 긴급재정 경제 명령의 행사인지,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한 통일부 장관의 협력사업 정지 조치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민변 국제통상위원회(위원장 송기호)는 "헌법을 적용할 경우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만 이같은 조치가 가능하다"며 "이번 사태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하려면 국가안보를 해칠 명백할 우려가 있어야 하고, 6개월 내의 정지 기간을 정해야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데 정부는 이같은 요건과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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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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