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재산분할은 어떻게?

'딩크족' 재산분할은 어떻게?

조혜정 변호사
2016.05.18 08:33

[the L][조혜정의 사랑과 전쟁] 결혼 3년에 재산분할 1억요구… "말이 되나요?"

Q. 올해 35세 남성입니다. 3년 전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는데,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서 신혼부터 부부싸움이 잦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까 했지만 3년이 흘렀는데도 부부사이가 개선되지 않아 이혼하려고 합니다. 아내도 이혼 자체에는 동의하는데 문제는 재산분할입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를 했는데 월급은 둘 다 300만원 정도로 비슷합니다. 각자의 수입은 각자 관리하되 각자 매월 150만원씩 공동계좌로 송금해 공동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은 적금을 들기로 정해서 그렇게 해왔는데, 공동경비에서 저축한 돈이 2500만원 정도 됩니다. 저는 저축 2500만원을 각자 반씩 가져가고 이혼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내가 결혼할 때 장만한 혼수비용은 자기가 손해보는 것이니 가전과 가구 값으로 2000만원을 달라고 해서 2000만원을 아내가 갖고 500만원을 제가 갖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협의이혼신청을 하러가기 전날 아내가 2000만원 받는 걸로는 안 되고 부모님한테 받은 재산도 분할대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1억을 추가로 달라고 합니다. 결혼 전 부모님이 사주신 제 소유의 시가 5억원짜리 아파트의 20% 분할금액이랍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내의 요구가 부당한 것 같습니다. 이혼시 재산분할이라고 하는 게 결혼 후에 공동으로 마련한 재산만 해당되는 거 아닌가요? 결혼 후 마련한 공동재산의 대부분을 아내에게 양보했는데 부모님이 사주신 집까지 분할해주기는 싫습니다. 아내는 소송으로 가면 부모한테 받은 재산도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A. 이혼할 때 재산을 어떻게 분할해야 하느냐,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원칙은 '결혼 기간에 부부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을 재산의 형성, 유지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서 분할한다'라는 것인데, 이 원칙을 기계적으로 관철하자니 불합리한 경우가 많이 생겨서 실제 사례에서는 상당히 변형되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할되느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정확한 답을 드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 대한 양해를 먼저 구합니다.

질문의 핵심이 부모가 준 재산도 재산분할대상이 되느냐인데,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도 이혼시 재산분할대상이 된다는 판결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고, 실제 사건에서도 분할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분할대상으로 보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근거가 필요합니다.

명시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을 분할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경우는 부모로부터 재산을 받은 후 상당한 기간 결혼이 지속되었다는 전제가 필요한 듯 합니다. 예컨대 남편의 부모가 결혼할 때 집을 사주었는데 25년 결혼생활 후 이혼하게 되었다면 부모로부터 받은 집도 분할대상으로 봅니다. 오랜 기간 처가 가사노동을 한 부분이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의 유지에 기여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결혼 기간이 장기간이 아니라도 부모가 준 재산을 분할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결혼생활 몇 년 만에 이혼하게 되었는데 어린 아이가 있는 경우 양육권자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다면 법원에서 조정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이라도 분할해주라고 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혼 후 모은 재산을 분할하는 것만으로는 양육권자에게 필요한 돈을 마련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가 준 재산에서라도 나눠주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필요하니 그 돈을 마련해주자는 인지상정의 발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법률적인 용어로는 '이혼 후 부양'에 대한 고려입니다.

결혼 후 배우자의 급여로 집 마련을 위한 담보대출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등 직접적으로 재산의 형성, 유지에 기여했다면 이런 경우에도 일정 부분 분할이 인정되어야 타당하겠지요.

그런데 질문자처럼 결혼 후 각자 수입을 관리하면서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한 경우에는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을 분할대상으로 볼 근거가 부족해 보이네요. 실제 사건을 다루어보면 선생님과 같이 아이가 없는 맞벌이 부부가 각자 수입을 관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에 대한 분할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사준 집을 분할해달라는 아내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송까지 한다는 건 상호 너무 소모적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결혼 기간의 적금을 아내에게 주는 정도로 타협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결혼할 때 여자가 마련한 가전제품, 가구 등은 이혼할 때 구입비용에 비하면 가치가 크게 떨어져 이 점에서 여자가 불리한 건 사실이니까, 이 점을 고려해 선생님께서 조금 더 양보를 해보시지요. 그 정도 혹은 거기서 약간 더 양보를 하는 수준에서 타협을 해보시고, 만약 그래도 타협이 안된다면 그 때 소송을 해도 될 것 같네요. 서로 잘 타협하셔서 조속하게 해결되시길 빕니다.

조혜정 변호사는 1967년에 태어나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차별시정담당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언론에 칼럼 기고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한변협 인증 가사·이혼 전문변호사로 16년째 활동 중이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더엘(the L) 웹페이지바로가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