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자금관리를 담당한 비서실장들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수사의 첫 단추라고 보고 최대한 면밀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수사 개시 이후 이일민(57)·류제돈(56) 전무와 김성회 전 전무(73)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직 전무들은 연일 소환되고 있다.
이들은 신격호 총괄회장(94)과 신동빈 회장(61)의 '금고지기'로 꼽힌다. 이 전무는 신 총괄회장, 류 전무는 신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각각 근무했다. 김 전 전무는 이 전무가 지난해 비서실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24년동안 신 총괄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인물이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서 총수일가의 자금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부자의 심복으로 그 누구보다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경위를 잘 알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검찰은 이들의 입을 열지 않고는 총수일가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압수수색한 바로 이튿날부터 이 전무 등을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하지 못한 자료에 대해 우선 캐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무 등으로부터 신 총괄회장 비서실의 '비밀금고'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진 현금과 서류뭉치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진술을 근거로 35억여원의 현금을 찾아냈으며 총수일가의 금전출납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검찰은 또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3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신 회장 부자가 급여 및 배당금 명목으로 받아간 이 돈이 과하다고 보고 이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장기간의 내사와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도 조사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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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신 회장 일가의 금전출납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이에 대해서도 입을 열 경우 비자금 수사는 그룹 내에서 벌어진 증거인멸 행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 금고에서 발견된 현금의 용처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된 회계자료를 토대로 이 전무 등에게 출처, 용처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본부 관계자들은 하루에 3~4명씩 나와 조사를 받는다"고 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핵심임원인 이인원 부회장(69), 황각규(61)·소진세(66) 사장을 차례로 소환하고, 이후 신 총괄회장 일가를 직접 겨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