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엄마 재산 탐내는 큰오빠, 막을 방법 있나요?

치매엄마 재산 탐내는 큰오빠, 막을 방법 있나요?

조혜정 변호사
2016.07.20 08:30

[the L][조혜정의 사랑과 전쟁]

Q. 저희 어머니는 올해 80세이시고 몇 년 전 치매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치매증상이 심한 편은 아니어서 시설로 모시지 않고 제가 어머니 집 근처에 살면서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어머니를 돌봐드리고 있어요. 꾸준히 치료를 해서 진단받을 당시에 비하면 증세가 상당히 가벼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엉뚱한 말씀이나 행동을 하실 때가 종종 있어요.

큰오빠는 이런 어머니한테서 오래 전부터 계속 돈을 가져가고 있어요. 60이 넘은 큰오빠는 제가 있을 때를 피해서 어머니한테 다녀가곤 하는데, 어머니 말씀으로 짐작해보면 어머니의 현금을 상당히 가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어머니가 큰오빠에게 주시는 걸 굳이 막을 것까지 없다 싶어서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문제는 얼마 전 큰오빠 내외가 아예 어머니 집으로 이사를 하겠다고 나선 거예요. 명분이야 어머니를 모시면서 돌보겠다는 거지만 제 생각으로는 어머니 집과 남은 재산들을 독차지하려는 속셈인 거 같아요. 어머니가 사시는 집이 20억이 넘고 다른 재산들도 좀 있기 때문에 그걸 탐내는 거지요.

이쯤 되면 더는 두고 볼 때는 아니고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간의 행태로 보아 큰오빠 내외가 어머니를 잘 돌볼리 만무하고 어머니 재산만 차지한 후 어머니를 싸구려 요양원에 보내버릴 것이 불을 보듯 뻔하거든요. 어머니도 정신이 있을 때는 큰오빠가 이사오는 것이 싫다고 하시는데 정신이 분명치 못한 분이라 왔다갔다 하시네요.

이런 상황에서 큰오빠가 어머니 재산을 가져가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어머니 재산을 노리는 큰오빠로부터 어머니를 지켜드리고 싶어요.

A.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상황이네요. 제 경험으로 볼 때 그냥 내버려두면 선생님이 걱정하시는 결과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인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재산을 뺏기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봤는데 뺏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식이나 재혼한 처 등 가장 가까운 가족이더라고요.

큰아들이 다른 자식들 못 찾게 아버지를 요양원에 숨겨놓고 아버지 현금을 다 찾아간 경우도 있었고, 수술 직후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한테 법무사를 대동해 가서 아버지 집을 가져간 경우도 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말이 가족이지 날강도나 다름 없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일단 일이 벌어진 후에 수습을 하려면 매우 힘들답니다. 노인이 그 재산을 줄 때 온전한 정신상태에 있었는지를 도대체 누가 정확하게 알 수가 있겠어요. '아버지가 원해서 나한테 준 것'이라고 우기면 반박하기가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뻔히 알면서도 당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런 결과를 막으려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횡포에서 노인들을 지킬 수 있는 보호자를 미리 세워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이 '성년후견' 제도랍니다. 최근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의 성년후견청구 사건이 보도되면서 널리 알려졌지요.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기타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에 이른 성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임명해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후견인이 임명되면 그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관리권을 가지고 피후견인의 신상보호를 할 수 있게 되니까 피후견인인 노인은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보호자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후견개시청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등이니까 선생님이 선생님이나 다른 믿을 만한 자녀를 어머니의 성년후견인을 임명해달라는 청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자녀 등 상속인들이 합의해서 한 사람을 후견인으로 지정하면 그 사람이 후견인으로 지정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만약 한 사람이라도 반대를 하면 가정법원은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변호사 등 전문가)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사례의 경우에도 큰오빠가 반대를 할 걸로 예상되니까 자녀들은 후견인 지정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그래도 후견인이 지정되면 큰오빠의 횡포를 막을 수 있으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후견개시청구를 한다고 해서 바로 결정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피후견인의 정신감정을 거쳐야 하고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각자 자기 입장을 개진하고 의견을 조율할 시간을 주거든요. 그러니 더 망설이지 마시고 바로 절차에 착수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절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큰오빠가 맘대로 어머니 재산을 가져갈 수 없게 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습니다.

조혜정 변호사는 1967년에 태어나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차별시정담당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언론에 칼럼 기고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한변협 인증 가사·이혼 전문변호사로 16년째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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