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소송요건 흠결 등의 경우 '각하', 본안심리 후 청구이유 없을땐 '기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대한변호사회, 한국기자협회가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서 헌법재판소가 각하·기각판결을 내렸다.
각하된 부분은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의 심판 청구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와 별도로 헌재는 언론인·사학교원을 대상으로 해당 법률을 적용하는 게 정당한지,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부정청탁 등의 개념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금품수수 등 처벌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게 옳은지 등 4가지 대상에 대해서는 기각결정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요건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부적법한 청구일 때 내리는 결정이다. 각하는 본안심리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안심리 후 내려지는 결정인 기각과 차이가 있다. 각하의 경우 지정재판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결정이 내려진다.
헌법재판소법은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절차가 있음에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거나 법원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된 때 △청구기간이 지난 후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때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고 청구한 때 △그밖에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부적법하고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때 각하결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김영란법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인 중에는 '사단법인 한국기자협회'가 있었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은 언론인 등 자연인을 수범자로 하고 있을 뿐 한국기자협회는 대상조항으로 인해 자신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당할 가능성이 없다"며 "기자협회가 그 구성원인 기자들을 대신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형식적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만큼 헌법소원심판 청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기각은 재판부가 본안심리를 마친 후 청구인의 주장이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내리는 판결을 의미한다. 본안심리조차 하지 않은 채 청구인을 돌려보내는 각하와 차이가 있다. 이번 김영란법 관련 헌법소원심판 판결에서도 헌재는 청구인들의 주장을 일일이 열거하며 합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1988년 9월 헌법재판소가 설립된 이후 올 상반기까지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사안은 총 2만9558건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1만7319건에 각하결정이 내려졌다. 기각결정의 건수도 전체 신청사안의 24%에 달하는 6998건에 달했다. 올해 헌재에 접수된 헌법재판 건수도 918건인데 이 중 71%에 달하는 651건에 대해 각하결정이 떨어졌다. 올해 기각결정이 내려진 사안은 98건(11%)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