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9월28일 시행…헌재 "언론·사학 적용 문제 없어"(종합)

김영란법 9월28일 시행…헌재 "언론·사학 적용 문제 없어"(종합)

김미애 기자, 한정수 기자
2016.07.28 16:20

[김영란법 합헌] 요식업계 위축 우려도…헌재, 심판 대상 4개 모두 각하·기각 결정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사진제공=뉴스1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사진제공=뉴스1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된다.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 교원 등이 직무 관련성과 관계 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김영란법의 골자다.

김영란법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교사·언론인 등에 대한 선물과 경조사비의 상한액이 각 5만원, 10만원으로 규정돼 있어 요식업계 위축과 선물수요 감소 등으로 경제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연간 약 11조6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헌재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가 김영란법 규제 대상에 '언론사·사립학교'를 포함시킨 조항과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 의무 조항, '부정청탁' 대상 기준을 정한 조항, '금품수수' 한도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조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법소원이 제기된 지 1년 4개월만이다.

한국기자협회의 심판 청구는 "기자협회는 민법상 비영리 사단법인"이라며 기본권 침해의 자기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언론·교육기관 부패는 파급효과 커"…공직자의 청렴성 요구

헌재는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봤다.

헌재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가 커서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반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거나 어렵다는 점에서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게는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성 및 업무의 불가매수성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만 교육은 학생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되고, 언론은 정확하게 사실을 보도하고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권력과 세력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육계와 언론계에 부정청탁이나 금품등 수수 관행이 오랫동안 만연해 왔고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각종 여론조사결과와 국민 인식 등에 비춰 볼 때, 교육계와 언론계의 자정노력에만 맡길 수 없다는 입법자의 결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또 "우리 사회에서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준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 연좌제 아니다" 합헌

논란이 됐던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과 관련해서도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연좌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배우자를 통한 우회적 통로를 차단하는 한편, 신고라는 면책 사유를 부여해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는 경우 처벌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청탁금지법은 배우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신고조항과 제재조항은 배우자가 위법한 행위를 한 사실을 알고도 공직자등이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그 의무위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헌법에서 금지하는 연좌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탁금지법은 금품 등 수수 금지 주체를 가족 중 배우자로 한정하고 있고, 본인 또는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을 제공자에게 반환 또는 거부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면책되도록 하고 있다"며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사교', '의례', '선물' 의미 명확…충분히 예측 가능

또 허용되는 금품과 외부 강의 사례금의 구체적인 액수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도 포괄위임 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수수한 경우에는 직무 관련 여부나 명목에 관계없이 처벌되므로 위임조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이 소극적 범죄구성요건으로 작용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 '의례', '선물'은 사전적으로 그 의미가 분명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이며, 위임조항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위임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은 다른 사람과 사귈 목적 또는 예의를 지킬 목적으로 대가없이 제공되는 물품 또는 유가증권,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을 뜻함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위임조항에 의해 대통령령에 규정될 수수허용 금품등의 가액이나 외부강의등 사례금은,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이므로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도, 즉 일반 사회의 경조사비 지출 관행이나 접대·선물 관행 등에 비춰 청탁금지법상 공공기관의 청렴성을 해하지 않는 정도의 액수가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위임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부정청탁 유형 명확해"…대법원 판례서 명시

청탁금지 조항의 '부정청탁'의 의미가 명확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도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부정청탁이라는 용어는 형법 등 여러 법령에서 사용되고 있고, 대법원은 부정청탁의 의미에 관해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정청탁금지조항은 통상적 의미의 법령뿐만 아니라 조례와 규칙도 법령에 포함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대법원이 그 의미에 관해 일관되게 판시해 오고 있으므로, 부정청탁금지조항의 사회상규도 이와 달리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청탁금지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부정청탁', '법령', '사회상규'라는 용어는 부정청탁금지조항의 입법배경 및 입법취지와 관련 조항 등을 고려한 법관의 보충적 해석으로 충분히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용호(61) 재판관과 김창종(59) 재판관은 언론사와 사립학교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을 두고 반대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의 본질적인 차이를 무시하고 동일한 잣대를 적용한 것은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언론과 사학 분야의 신뢰 저하를 방지하겠다는 다소 추상적인 이익을 위해 민간영역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효율성 측면에서도 결코 적정한 수단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립학교 교직원의 지위와 국·공립학교 교직원의 지위는 동일하지 않고, 언론 역시 민주주의 사회에서 활동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에게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공정성과 신뢰성 및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이정미(여·54)·김이수(63)·안창호(58) 재판관은 허용되는 금품 상한선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청탁금지법의 직접 적용을 받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의 생산·판매·유통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자, 요식업을 비롯해 청탁금지법이 '금품등'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자 등에 대통령령에서 정해지는 하한선에 의해 실질적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민들의 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사실상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에 관련돼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입법자는 공직자등에게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과 관련하여 허용되는 가액기준이 100만원의 범위 내라고 하더라도, 다수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하고 국민의 법감정과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가액기준을 직접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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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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