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폐 재건축비리 ④-1]<솜방망이 처벌>영업정지 0, 과징금 0…법 유명무실

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포함)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금품살포를 해왔지만 법인이 행정처벌을 받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벌근거 마련 이후 13년째다. 관계 당국과 대형 건설사 간 유착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처벌근거가 처음 마련된 2005년 8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대형 건설사가 재건축 시공권을 따기 위해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살포하다 영업정지나 과징금 처분 등 행정 처벌을 받은 사례는 0건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제82조의2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해당 대형건설사 법인에 1년 이하의 영업정지 혹은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특히 영업정지는 당장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임직원 등에 대한 형사처벌보다 강력한 제재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칼을 쥐고도 휘두르지 않았다. 수차례 검찰이 영업정지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반포 주공1차 재건축(사업비 10조원·시공비 2조6000억원 추산) 시공권 수주 과정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금품을 뿌리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국토부는 시정지시를 하고 2개 건설사를 포함한 8대 건설사 임원들을 불러 “연내 점검을 해 금품제공 사실을 적발하면 처벌하겠다”는 경고를 하는 데 그쳤다.
백인길 대진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건축 비리를 처벌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처벌조항을 마련해 놓고 실천을 안 하는 건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형건설사의 금품 살포 행위는 간간이 도시정비법이나 형법 등에 따라 처벌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매번 임직원 몇 명의 '꼬리 자르기'로 그쳤다.
박경준 변호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는 "대형 건설사들의 금품 살포는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동원되는 비리"라며 "개인을 처벌하는 것과 더불어 법인에 영업정지 등을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에 영업정지를 내리면 기업활동을 마비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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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은 생각이 다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런 논리는 한마디로 난센스"라며 "법령에 따라 처벌하면 오히려 재건축 시장이 투명해지고 질서가 바로 서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관계 당국과 대형건설사 간의 유착이 강하게 의심되는데 구체적으로 실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수사기관으로부터 영업정지 등 요청을 받는 대로 지방자치단체들에 '조사 후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처분하라'고 내려보냈다"며 각 지자체들에 책임을 돌렸다. 또 "범행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탓에 직권으로 인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건설사들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고도 해명했다.
건산법 제82조의2는 재건축뿐만 아니라 건설업 전반에서 대형건설사가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를 모두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대형건설사가 행정 처벌을 받은 사례는 전무하다.
국토부는 영세 협력업체들에 내린 영업정지 15건(과징금 0건)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들은 건설산업종합정보망(www.kiscon.net)에서도 검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