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확대]민주노총 "총파업 불사하겠다", 학계선 "중소기업 현장 감안한 합리적 대안 필요"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확대 적용을 100여일 앞두고 정부가 계도기간 유예 등 보완책을 검토하고 나서자 노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결과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계 노동 전문가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최대한 감안하면서도 중견 중소기업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주 52시간제'의 50~300인 중소기업 확대시행이 내년 1월로 임박하면서 현장에서는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근무형태·임금수준 등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관계자는 "올해 7~8월 소속 단위사업장 16개소를 대상으로 현장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현재 사업장 단위로 노사협의로 '1주 최대 52시간제'가 이미 순조롭게 도입됐거나 도입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가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이란 이유로 보완책 검토에 나서면서 노동계와 갈등이 예상된다.
정부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계도기간 부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한 특별연장근로 가능 사유 확대 △재량근로제 적용 업무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탄력근로제를 확대하거나 '주 52시간제' 시행 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이 골자다.
양대 노총은 이는 재계를 과도하게 배려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법 시행을 유예시키려는 움직임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노동시간 단축 지원 상황을 점검했을 때도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기업은 7.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장과 동떨어진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총은 현재 시급한 것은 법 시행 유예가 아닌 '주 52간제' 안착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중소기업 사업장에서의 '주52시간제' 편법·탈법에 대한 엄격한 근로감독 방안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 및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후속조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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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전면 반대해온 민주노총은 정부 보완책 결과에 따라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최대 주 64시간 노동이 가능해지면 △노동강도 강화 △실질임금 삭감 △단기간 노동자 양산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탄력근로제 확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2번째일 정도로 긴 노동 시간을 대폭 줄인 다음에야 논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영계와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더 늘리고 재량근로제·선택근로제 등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노동계의 불안감을 더 커지고 있다.
앞서 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올해 2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6개월(기존 3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으나 현재 국회서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해 합의했으나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에 전면 반대해왔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규탄 의지를 다진 뒤 논의를 거쳐 올해 말쯤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해서라도 노동계와 정부가 평행선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권혁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중소기업은 외부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으면서도 인력 채용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며 "중소기업근로자에게 있어 특근은 여전히 혜택으로 여겨지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현실 상황 보완 없이 획일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할 경우 자칫 현장 수용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노동계도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조치의 현실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노동자 건강 악화와 임금 저하 문제가 생긴다는 노동계 시각이 틀리지는 않다"면서도 "현행 3개월 안을 유지하면서 줄다리기하다가 보수 야당의 1년 확대안을 허용하는 것보다는 경사노위에서 정부와 경총, 한국노총이 합의한 6개월 안을 처리하는 방안 소모적인 논란을 피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