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무부, '수사권조정팀' 심사없이 파견 검사로 채워…파견최소화 역행

[단독]법무부, '수사권조정팀' 심사없이 파견 검사로 채워…파견최소화 역행

이정현 기자
2020.02.26 05:05

법무부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위해 만든 수사권조정팀과 공수처설립준비단을 모두 파견 검사로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 파견을 축소시켜 일선 검찰청의 수사인력을 확보하겠다던 법무부가 정작 내부 파견 검사는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수사권조정팀 7명, 모두 파견검사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법무부 수사권조정팀 내 7명의 검사는 모두 파견 검사다. 김종현 1팀장과 김남훈 2팀장은 공식적으로 지난 1월 인사에서 각각 의정부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로 발령났다. 하지만 정작 근무는 법무부 수사권조정팀에서 하고 있다. 나머지 5명의 검사들도 모두 광주, 대구, 대전, 인천지검 등에서 파견된 검사들이다.

공수처설립준비단도 마찬가지다. 현재 2명의 검사가 근무 중인데 이들 모두 파견 검사다. 공수처설립준비단은 인사혁신처·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경찰청·국방부 등 각 부처 파견 공무원들과 함께 오는 7월 발족하는 공수처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법무부가 일선 청에서 검사를 파견받아 조직을 운영하는 가운데 일선 청은 검사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이달 14일자 전국 검찰 배치표에 따르면 전국 18대 지검 중 검사 정원을 충족한 청은 단 한군데도 없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해외연수 등으로 빠진 인원을 생각하면 실근무 인원은 18대 지검 모두 전체 정원보다 한참 미달인 상황이다.

일선 청의 이같은 검사 인력 부족은 과거부터 꾸준히 지속된 문제다. 문재인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일선 청 검사 인력 보강을 위해 노력해 왔다. 우수한 실력을 가진 검사들이 법무부에 발령 및 파견돼 근무하는 게 아니라 일선 수사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정권 초기부터 법무부 탈검찰화를 시작했고 지난해 10월에는 '국민의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검찰개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검사 파견의 필요성을 엄격하고 공정하게 심사해 일선 청 형사·공판부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법무부 파견 축소 강조했으면서…정책 역행

법무부는 이같은 검사 파견 축소 기조를 지난 1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 때도 강조했다. 당시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검사가 파견된 외부기관의 검사 근무 필요성 및 적절성을 점검해 다른 법률전문가로 대체 가능하거나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닌 기관에는 검사를 파견하지 않음으로써 일선 청의 수사인력을 확충했다"고 했다. 실제로 법무부는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국회, 통일부, 사법연수원,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등 8곳의 파견 검사를 지난 인사 때 복귀시키기도 했다.

또 법무부는 일선 청 검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향후 검찰에서 임시적인 수사단을 설치·운영할 경우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임시 수사단이 계속 만들어져 검사 파견이 이어진 결과 일선 청 검사 인력이 부족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법무부가 이처럼 일선 청 검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임시 수사단 설치 시에는 장관 승인을 받도록 하게 하면서 정작 법무부 내 현 정부 정책 추진부서는 파견 검사로 채우자 검찰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이유로 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수사단도 장관 승인 없이는 만들지 못하도록 하면서 법무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서는 파견 검사들로 채우는 것은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법무부 수사권조정팀과 공수처설립준비단 파견 검사들은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는 정식 파견 검사들만 심사하지 비직제 부서 파견 검사들은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부 파견검사로 조직 운영 부적절"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이처럼 파견 검사들로 조직을 운영하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로서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인 외부기관 파견이나 수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수사단 파견은 축소시키면서 현 정부 정책 추진부서는 파견 검사들로 운영하는 것은 검찰 인력 운용을 정부 입맛대로 필요에 따라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법무부에 파견가는 검사는 그래도 청 내에서 실력있다고 인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한명이 파견가면 남은 검사들의 업무 부담이 굉장히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실력있는 검사나 경력높은 검사를 계속 빼가면서 어떻게 일선 청 수사역량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 변호사도 "결국 법무부도 검사들이 일을 잘한다는 것을 깨달은 게 아닐까 싶다"면서 "지금 법무부를 보면 탈검찰화 한다고 변호사들을 대거 임용해 홍보하면서도 정작 주요 업무 부서는 모두 파견 검사들로 채우고 있는데 이는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검사가 필요하면 필요하다고 밝히고 정정당당하게 파견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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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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