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감사원의 인구재앙 경고③수도권으로 몰린 청년→수도권 경쟁에 따른 저출산→전체 출산율 저하

지방대 학생 10명 중 4명은 수도권 일자리를 찾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청년까지 감안하면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수도권에 집중된 양질의 교육 환경과 일자리가 지방 청년들의 설 자리를 잃게 한다.
문제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청년들의 경쟁이 가중되면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낮다. 저출산 문제가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과 관련돼 있다는 감사 결과도 나왔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지방 대학 졸업생(취업자) 중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구한 비율은 39.5%다.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충청남도의 경우 해당 지역 대학 졸업자 중 67.3%가 수도권 직장에 취업했다.
반면 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지방 일자리 취업률은 11.7%에 그쳤다. 전체 대학 졸업생 중 수도권과 지방에 취업한 비율은 각각 59.3%, 40.7%다. 이 통계는 감사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재구성한 것으로, 상세한 취업정보가 확인된 사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교육부가 관련 자료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청년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은 '양질의 일자리'와 맞물려 있다. 2019년 기준 자산총액 합계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회사 2278개 중 서울에 위치한 곳은 1179개(51.8%)다. 경기 418개(18.3%), 인천 64개(2.8%)까지 포함할 경우 수도권 소재지는 1661개(72.9%)에 이른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는 감사원 연구용역에서 "경쟁심이 높은 청년일수록 수도권이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기회와 자원이 풍부하다고 판단하고, 높은 경쟁률에 불구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도권을 선호하는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에선 회의적이었다. 2018년 기준 수도권의 청년층(15~34세) 1인가구 비율은 35.4%다. 지방의 청년층 1인가구 비율은 13.8%다. 결혼 5년 미만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비율도 수도권(43.6%)이 지방(36.2%)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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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 25일 발표한 지난해 출생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4명이다. 전국 평균(0.84%)보다 훨씬 적다. 2019년 합계출산율 대비 2000년 합계출산율의 하락률도 서울 43.9%, 지방 34%로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서울의 합계출산율 하락폭이 컸다는 의미다.
감사원은 서울 등 수도권의 낮은 합계출산율의 배경으로 인구밀도에 따른 경쟁을 제시했다. 인구밀도와 합계출산율은 반비례한다는 게 감사원의 분석결과다. 감사원은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인구밀도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세종시 이전의 영향을 받은 공무원 704명의 설문조사 결과도 감사보고서에 담았다. 공무원들의 세종 이전 이후 세종 소재 공무원의 평균 자녀수는 1.89명이다. 하지만 서울에 계속 머문 공무원들의 평균 자녀수는 1.36명이다.
감사원은 "수도권 청년들은 과도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비혼·만혼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인구 불균형 문제에 대해 저출산 관점에서 범정부 차원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심도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