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로나 그레이존(중)-코로나 2년에 늘어난 '금쪽같은 내새끼들'②

#경북에 거주하는 안모씨(남·37)는 자녀 보육 문제로 고민이 많다. 올해 유치원에 입학하는 첫째 딸이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인터넷으로 교보재나 놀거리를 구매한다. 보육과 교육을 모두 담당하게 되며 부모로서 부담과 고민이 이중으로 늘었다.
안씨는 지난해 둘째가 태어난 뒤로 외부 활동을 더욱 삼가고 있다. 안씨는 "아직 아이들 나이가 어려 교육보다도 체험 활동을 많이 시켜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며 "선생님이 체험 거리를 가져와서 하는 방문 교육을 신청한 적이 있지만 친구들도 없이 혼자 하는 거라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공공이 수행하던 '돌봄'과 '교육'을 가정에서 대부분 수행하게 되면서 부모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외부의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영향력, 바람직한 역할 수행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서소정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현재 부모들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제공되는 자녀 양육 관련 영상 프로그램 등을 수동적으로 시청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많은 부모들이 부모 역할 수행에 있어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 양육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떠안게 된 부모들이 있지만 외부의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관련 상담이 증가하면서 양육 상담 기관들도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대면 상담을 제한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상담 기관에서 대기자가 밀리는 일도 발생했다.
8일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센터)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인 2020년 전국의 육아종합지원센터로 접수된 전체 양육 상담 건수는 3만 9202건이었다. 직전 2019년의 9만 8741건에서 약 60%가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은 늘어난 상황에서 상담 건수는 줄어든 이유 역시 코로나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센터 관계자는 "2020년 당시 코로나가 처음 확산하면서 센터가 업무를 일시 중단하는 경우들이 있었다"며 "센터가 문을 닫으니 전화 상담 또한 운영하지 못했던 것이 전체 상담 건수가 줄어든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19년과 2020년의 센터 인터넷 홈페이지로 접수된 상담 건수는 7934건과 7053건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전화 상담 건수는 5만 6086건에서 1만 6299건으로 71% 가까이 감소했다. 대면 상담의 경우 3만 4721건에서 1만 5492건으로 절반이 넘게 감소했다.

상담 기관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비대면 상담을 늘리는 등 상담 수요를 충족할 방법을 찾고 있다. 전화, 화상 상담 등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 양육 상담을 하는 상담사들의 비대면 상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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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반에는 비대면 상담에 대한 내담자들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비대면 상담을 통해 덜 방어적으로 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비대면 상담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사례에 적용하기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미순 부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는 "상담에서 내담자의 눈이나 손 등 비언어적 특성은 중요한 탐색자료"라며 "화상 상담으로는 이런 특성들을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아쉽다"고 했다.
부모들이 새롭게 경험하는 양육의 어려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공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자체별로 운영되는 육아종합지원센터의 기능 재정비와 더불어 상담과 부모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온라인상 부모 모임을 오프라인과 연계해 심리, 상담 전문가 등과의 수시 상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모 바우처 등 실비 지원을 통해 1:1 멘토-멘티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