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11시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제2 터미널. 20여대가 넘는 대형 트레일러가 터미널로 향하는 편도 3차선 도로 중 1개 차로를 막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인근 제 1터미널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소속 조합원 100여명이 왕복 2차 도로 중 1개 차로를 점거했다.
차로에 주차된 트럭에는 '가자! 총파업'이라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운송 기사들은 손에 핸들 대신 팻말을 들었다.
도로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경찰은 "도로점거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는 안내 방송으로 맞불을 놨다.
이날 화물연대가 예고한 터미널 봉쇄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차도 일부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터미널을 드나드는 화물 트레일러는 눈에 띄게 줄었다. 제 2터미널을 지나는 화물트레일러는 10분에 1~2대 수준이었다. 의왕 ICD에 따르면 해당 기지에는 평일 기준 2500여대가 드나드는데 파업 첫날인 전날 이곳에 드나든 차량은 약 150대로 추산된다. 평소의 15% 수준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만나 "많은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이 운송 거부에 나섰다는 증거"라고 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총파업이 미리 예고돼있었던 만큼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미리 확보해놓은 화주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항만, 공장, 컨테이너기지 등의 출입구가 봉쇄된 곳은 없다. 전국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이날 69.0%로 평시(65.8%)보다 소폭 상승했다. 68.1%였던 전날보다는 0.9%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80% 수준을 웃돌면 항만에서 정상적인 운송·적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해석하는데 아직 파업으로 본격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지금은 드나드는 차량이 확연히 줄어서 봉쇄는 안하지만 파업 동참율이 떨어지고 물동량이 회복되면 봉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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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에서는 조합원들이 과격행위로 경찰에 연행됐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이날 경기 이천 하이트 진로 공장 정문에서 차량출입을 방해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소속 조합원 A씨 등 15명을 체포했다. A씨 등은 주류 출고 화물차의 바퀴 아래로 들어가 통행을 방행하는 등 비노조원의 물류운송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에선 강서구 신항 삼거리 집회현장에서 지나가던 트레일러 2대를 막아서며 물병과 계란을 투척한 노조원 2명이 체포됐고 광주광역시에선 광산구 하남산단 화물차 차고지 입구를 승합차로 막아 비조합원 운전기사들의 입·출입을 방해한 노조원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의 파업이 이어지며 이날 소속 조합원 7500여명이 집회에 나서거나 대기 중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여명 중 약 34% 수준의 인원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종료되는데 화물연대는 상설화를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특히 최근 경유가가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면서 화물 노동자들이 매달 유류비가 수백만원 추가 지출되고 있지만 법제도적 안전망이 갖춰지지 않아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