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超)양극화 시대-⑤]
한국 사회가 계층 간 이동이 끊긴 초양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멀어진 간격이 비례해 사회적 분노가 커지고 이는 쉽게 범죄를 부추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22년 소득이동 통계 개발 결과'에 따르면 소득 이동성은 △2018년 35.8% △2019년 35.5% △2020년 35.8% △2021년 35.0% △2022년 34.9%로 해마다 하락했다. 같은 조사에서 소득 하위 20%에 속한 사람 10명 중 7명은 1년 후에도 계층 이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 상위 20%는 86%가 계층을 유지했다.

2022년 조원석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 '소득 불평등과 범죄율 간의 공적분 관계 분석'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이 1% 상승할 때 살인, 절도, 폭력 범죄율은 각각 19%, 9.3%, 2.1%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1990~2020년 소득 불평등과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를 분석한 결과다.
저소득층이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고소득층 역시 '치안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인 서대문구 연희로27길일대에는 고급 단독주택들이 몰려 있다. 주택가에는 2.5m를 훌쩍 넘는 담장이 이어졌다. 집마다 CCTV(폐쇄회로TV)가 1대 이상 설치돼 있었고 사설 경비 시스템이 작동 중이라는 안내문이 쉽게 눈에 띄었다.
역시 '부촌'으로 불리는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동광단지 역시 고급빌라를 감싼 높은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 역시 집마다 한 집에 많게는 4개까지 CCTV가 설치되는 등 사설 경비 장치에 치안을 의존했다.
계층과 지역 갈등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가 지난해 12월 국무조정실의 의뢰로 실시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분석'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2년까지 '계층 갈등'으로 발생한 경제적 비용은 192조원에 달했다.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계층이동이 쉽지 않을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이 다수에 대한 폭력으로 분출되는 이상 동기 범죄 유형도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소수의 사람들만 계층 이동이 가능하고 재력을 이용해 계층을 대물림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사회적 분노를 가진 이들이 생긴다"며 "이런 감정이 범죄로 이어지고 범죄자 스스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하게 판단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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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소득 수준이 낮더라도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