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핵' 팔아 억대 돈벌이…대법 "중대범죄, 수익 추징 대상"

'게임 핵' 팔아 억대 돈벌이…대법 "중대범죄, 수익 추징 대상"

양윤우 기자
2025.05.16 12:00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온라인 게임 운영을 방해한 이른바 '핵 프로그램' 판매로 얻은 대금도 업무방해죄로 얻은 범죄수익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3월28일부터 2020년 8월6일까지 온라인 게임에서 설정된 제한 등을 무력화하는 이른바 '핵 프로그램'을 여러 게임이용자들에게 유료로 판매하고, 게임이용자들의 정상적인 플레이를 방해해 게임회사 측에 추가 보안·패치 비용을 들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핵 프로그램 판매대금 1억4000여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핵프로그램은 게임의 공정성을 심대하게 저해해 게임사와 다른 이용자 모두에 큰 피해를 준다"며 "피고인이 1년 넘게 판매를 지속하며 상당한 수익을 올린 점에 비추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심은 유죄 판단 자체는 유지하면서도 추징 명령은 취소했다. 2심 재판부는 "형법 제48조에서 몰수·추징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유체물 또는 이에 준하는 자연력'이지만, 통장에 입금된 예금채권은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형법에 근거해 바로 추징할 수 없고, '게임에 접속해 핵프로그램을 실행'한 행위로 직접 얻은 재산이 아닌 이상,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48조는 원칙적으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 같은 것만 추징할 수 있다고 본다. 통장 속 예금채권은 물건이 아니다. 또 핵프로그램을 실제로 실행해 게임사에 피해를 준 건 이용자들이고, 그때 생기는 이익과 판매대금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 판단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추징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옛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업무방해죄는 '중대범죄'에 포함된다"며 "범죄행위로 새로 만들어진 재산뿐 아니라 그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도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 프로그램을 판 A씨와 구매·사용한 게임이용자가 함께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이 된다면, A씨가 받은 판매대금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원심이 이를 배제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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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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