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회사가 수분양자와 체결한 분양계약에서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진다'는 특약이 있다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양씨 외 10명(수분양자)이 주식회사 A사(수탁자)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신탁계약 종료 시 분양대금 반환 의무가 위탁자에게 승계되는 약정의 효력을 다시 심리하라는 이유에서다.
원고들은 고양 일산서구에 위치한 생활 숙박시설 집합건물의 수분양자이거나 수분양자로부터 분양 계약상 권리 의무를 승계한 사람들이다. A사는 건물을 신축해 분양하는 사업을 위한 관리형 토지 신탁계약을 체결한 수탁자다.
사건은 원고들이 건물 사용승인 신청을 하는 때가 돼서야 건물의 설계변경 사실을 알게 돼 고양시에 A사에 대해 '동의 없이 이뤄진 설계변경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A사가 약식명령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원고들은 'A사가 벌금형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 원고들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 해제 사유를 들어 계약 해제가 정당하게 이뤄졌다며 원고들이 납부한 계약금 및 그 법정이자를 A사가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쟁점은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자가 수분양자와 체결한 신탁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계약상 책임을 부담하는 '책임 한정 특약'이 유효한지였다.
1심은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신탁재산 범위 내 책임' 특약은 분양계약에 기재돼 있더라도 소비자 보호와 계약 해석 원칙상 전액 반환 의무를 면제할 수 없다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분양대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신탁재산 범위 내 책임을 정한 특약은 유효하고 책임 한도는 강제집행 단계에서 확정된다"며 "원심은 이 점을 간과해 법리를 오해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신탁계약 종료 시 위탁자에게 의무가 승계되는 약정도 있었으므로 해당 약정의 효력 및 신탁계약 종료 여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