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볼 때마다 주식 창을 켜는 습관이 생겼어요."
최근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고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고수익을 얻은 타인을 보면 불안감을 느끼거나 불면증까지 겪는 심리적 부작용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포모증후군이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정신과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 지수는 3일 전거래일보다 114.37(2.78%) 오른 4221.8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다.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고지를 뚫은 이후 최고가를 높이고 있다.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띠자 투자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시간 날 때마다 수시로 주식 창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긴 이들이 늘었다. 대학생 김지민씨(23)는 "하루 10번 이상 주식을 확인한다. 100~200원 오르는 것에 기분이 엇갈린다. 휴대폰을 잠깐 볼 수 있으면 창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회사원 A씨(31)는 "하루 2시간 정도 주식 뉴스를 보고 있다. 요즘 추이가 너무 좋아서 평소보다 10~20% 확인하는 시간이 늘었다"며 "매일 아침 출근길에 유튜브를 챙겨보고 일할 때도 정보를 눈여겨본다"고 했다.
주식투자 공부를 시작했거나 국내 주식 위주로 공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도 있었다. 유민석씨(24)는 "요즘 종목 스터디를 빨리 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껴 주식 공부에 시간을 많이 쏟는다"며 "증권사 리포트·다트(전자공시시스템)로 공부하거나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면 스터디를 구했다"고 했다.
이홍구씨(27)도 "해외 주식 위주로 투자했지만, 국장(국내 주식시장)이 오르면서 반도체 등 주요 종목 위주로 한 두 번 국장을 확인하게 됐다"며 "아직 따로 공부하진 않지만 그럴 의향은 있다. (4000 돌파로) 해외 주식보다 정보를 접하기 쉬운 국내 주식을 위주로 공부해볼 것"이라고 했다.

주식시장 활기 이면에는 불안감과 박탈감도 존재한다. 투자 종목 가격이 떨어질 때 불안감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SNS(소셜미디어)상 고수익을 얻었다는 투자자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사례가 속출한다.
김지민씨는 "시험 기간 중 공부하다 주가가 떨어져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고 휴대폰을 놓지 못했다. 그날은 계속 공부에 집중을 못 하고 안절부절 시간만 보냈다"고 했다. 직장인 김강현씨(28)는 "투자 콘텐츠가 많이 눈에 보이는데, 도움도 되지만 많이 벌었다는 내용을 확인하면 부럽고 불안하기도 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시장에 빠지다 보면 '나만 뒤처진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집중력 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본업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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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포모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타인이 주식으로 단기간 큰돈을 벌고 똑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나보다 앞서 나가는 거에 대해 열등감이나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며 "ADHD도 유의해야 한다. 주식으로 도파민 보상회로가 집단으로 자극받으면서 '한탕 해야 한다', '당장 수익을 올려야 한다' 등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을 통한 성취보다 정보와 전략으로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문화가 강화된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실물경제 기반이 약해지고 결국 경기 침체 등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