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사주풀이를 미션으로…유족 "이런 예능인 줄 몰라" 울분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를 미션으로…유족 "이런 예능인 줄 몰라" 울분

전형주 기자
2026.02.16 19:18
예능프로 '운명전쟁49' 측이 출연진에 '순직 소방관의 사주풀이'를 해보라는 미션을 제시해 유가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은 "제작진이 앞서 설명했던 방송 취지와 크게 달랐다"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디즈니+ '운명전쟁49' 캡처
예능프로 '운명전쟁49' 측이 출연진에 '순직 소방관의 사주풀이'를 해보라는 미션을 제시해 유가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은 "제작진이 앞서 설명했던 방송 취지와 크게 달랐다"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디즈니+ '운명전쟁49' 캡처

예능프로 '운명전쟁49' 측이 출연진에 '순직 소방관의 사주풀이'를 해보라는 미션을 제시해 유가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은 "제작진이 앞서 설명했던 방송 취지와 크게 달랐다"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디즈니+는 지난 11일 '운명전쟁49' 1~4화를 공개했다. '운명전쟁49'는 무속인, 명리학자, 타로술사, 관상가 등 운명술사 49인이 모여 여러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논란이 된 장면은 2화에서 나왔다. 제작진은 고(故) 김철홍 소방교의 사진과 생시(태어난 시간), 사망 시점만 출연진에 제공한 뒤 고인의 사망원인을 추리하도록 했다.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로 순직한 김 소방교는 시 '소방관의 기도'를 국내에 널리 알린 인물이다. 순직 당시 그의 책상에 이 글귀가 놓여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무속인들은 김 소방교의 사망원인을 금세 추리해냈다. 한 무속인은 자신이 모시는 신이 알려줬다며 김 소방교의 사망원인을 줄줄 읊었다. 고인이 불과 가까운 사주를 갖고 태어나 소방관이었던 것으로 추측되며, 재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화마로 숨졌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무속인도 "화마로 돌아가실 때 무언가에 세게 부딪혔거나 깔린 느낌을 받았다. 화마보다는 압사에 가까워 보인다"고도 했다. 실제 고인은 화재로 무너진 철근과 건물더미에 깔려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디즈니+ '운명전쟁49' 캡처
/사진=디즈니+ '운명전쟁49' 캡처

영상은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영상을 접한 유족은 직접 댓글을 달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소방교의 조카라는 작성자는 "가족들 동의는 받고 사진과 생시를 내보낸 것이냐"며 "(가족에게 물어보니) JTBC(제작사) 작가가 '우리나라를 위해 일한 영웅이나 열사, 의사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해서 동의해줬다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무당 프로그램에 나오는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 당시 동료 소방관들한테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동료들도 이런 프로그램에 얼굴을 공개해서 기분이 나쁘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누나한테 확인했다. 이런 무당 내용으로 동의를 받은 게 아니었다. 누나도 당황스러워하신다. 이런 거였으면 동의 안 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무당들 이야기를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사기를 조장하는 것도 아니고 21세기에 무당이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작가가) 유선상으로 무당이 나온다는 얘기는 했지만 죽음을 맞추면서 자극적인 워딩을 쓰는 예능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아직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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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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