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검사 겨냥 법 왜곡죄…"공정성 부여" vs "독립성 훼손"

판사·검사 겨냥 법 왜곡죄…"공정성 부여" vs "독립성 훼손"

정진솔, 오석진, 이혜수, 양윤우 기자
2026.02.24 15:52

[사법개혁 3법 톺아보기]②법 왜곡죄 통과시 판·검사 징역 10년 이하 처벌 가능성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

법 왜곡죄는 법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한 법관이나 검사, 수사관을 처벌하는 내용이다. 사법부 등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찬성 의견이 있다. 반면 판사나 검사들에 대한 불필요한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 왜곡'이란 개념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형법 개정안에 담긴 법 왜곡죄는 법관·검사·수사 관계자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나 증거인멸·위조, 또는 이같은 증거를 재판·수사에 사용하는 경우 등에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처벌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 왜곡죄가 공정한 재판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정한 청탁이 들어왔을 때 판사들이 '그 청탁을 들어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재판하면 처벌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오히려 공정한 재판을 위한 방패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법관과 검사들은 반발이 크다. 독립성 훼손을 우려해서다. 실제 처벌 가능성을 우려한 판사나 검사들이 예민한 사건을 처리할 때 위축되거나,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위헌성 논란도 있다.

고소·고발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장기 미제 사건이 쌓인 상태에서 수사기관이나 판사에 대한 고소·고발까지 증가하면 그에 대응하는 수사 혹은 재판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장판사는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익명의 다수가 계속해서 형사 고발을 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며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결문을 보고 항소하고, 상고하는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인데 거기서 형사적 처벌 관점을 들이미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 부장검사 역시 "법왜곡죄가 '부당한 목적'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적용 단계에서는 양형 의견이나 구형처럼 본질적으로 재량이 개입되는 판단까지 사후적으로 형사책임의 대상으로 끌어올 위험이 있다"며 "결국 모든 사건에서 '정답 하나'를 강요하는 구조로 작동하면, 개별 사건의 사정을 반영해 판단해야 할 수사·공판 판단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처벌 대상인데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부 판결을 법 왜곡죄로 처벌하는 경우 주심 판사만 처벌할 지 등 정해진 것이 없다. 수사기관도 실제 수사를 하지 않고 결과를 보고받는 상급자도 처벌 대상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사법개혁 3법/그래픽=이지혜
사법개혁 3법/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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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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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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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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