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들어가서 늦게 나온다" 늘 말했던 순직 소방관...예비신부 마지막 인사

"먼저 들어가서 늦게 나온다" 늘 말했던 순직 소방관...예비신부 마지막 인사

윤혜주 기자
2026.04.16 17:02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3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화재 진압 순직 소방관 2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묵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완도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3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화재 진압 순직 소방관 2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묵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남 완도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예비 신부가 쓴 편지가 시민들 눈시울을 붉혔다.

16일 고(故) 노태영 소방교 예비 신부 A씨는 SNS(소셜미디어)에 소방복을 입은 예비 신랑 사진과 함께 그에게 쓴 편지를 올렸다. 두 사람은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부족한 바보같이 착한 우리 남편, 얼마나 뜨겁고 무섭고 두려웠을까"라며 "아직도 나는 4월12일 아침에 머물러 있어. 화재 출동 나갔는데 실종이라는 연락받고 진짜 가슴이 먹먹해지고 내 세상이 무너졌어"라고 했다.

이어 "항상 오빠는 말했었지. 가정이 있어도 가장 먼저 들어가서 늦게 나올 것 같다고"라며 "바보같이 착하고 나에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잘해준 기억만 남아 마음이 더 힘들어. 미운 모습이라도 있으면 그걸 탓하며 살 텐데 나는 탓할 것도 없이 내가 오빠한테 한 말, 행동들에 후회만 해"라고 적었다.

A씨는 "우리 만나는 동안 착한 오빠 덕분에 싸운 적, 운 적도 없고 매번 스펀지처럼 나를 다 흡수해준 오빠"라며 "나는 우리 결말을 알고 있어도 똑같이 오빠를 선택할 거야"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 중 가장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자주 보러 갈게. 우리 남편 사랑하고 또 사랑해"라며 "다음 생에도 내 남편으로 만나줘"라고 썼다.

덧붙여 "오빠와 우리 가족, 지인, 동료분들. 마지막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찾아주시고 연락해주셔서 한 번 더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시민들은 A씨 SNS에 "희생과 헌신 잊지 않겠다. 부디 편히 쉬시길", "화마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세요", "남편분은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하신 위대한 분이시다. 존경하고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영웅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추모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진화 작업에 투입된 노 소방교(30)가 급격히 번진 불길에 고립돼 순직했다. 2022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노 소방교는 3년의 재직 기간 중 400여 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재난현장에 출동해 국민 구조에 헌신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같은 화재 현장에서 박승원(44) 소방경도 순직했다. 슬하에 1남 2녀를 둔 아버지이기도 한 박 소방경은 2007년 구조대원으로 임용돼 해남소방서와 완도소방서 구조대원으로 최일선 현장을 지켰다. 이달에도 바다에 추락한 시민을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바다로 뛰어들어 생명을 살리는 등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펼쳤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으로 2차례 정부 표창받기도 했다.

지난 14일 진행된 영결식에서 박 소방경의 아들은 "아빠는 나의 영웅이야. 엄마랑 동생들은 내가 잘 챙길게. 아빠 같은 가장이 될게"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고인의 딸도 편지에서 "아빠는 항상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딸바보였는데, 아빠 이제 나 못 봐서 어떡해"라고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업무상실화 혐의를 받는 중국인 이주노동자 30대 남성/사진=뉴시스
업무상실화 혐의를 받는 중국인 이주노동자 30대 남성/사진=뉴시스

경찰 조사 결과 30대 중국인 남성이 바닥 페인트(에폭시)를 제거하기 위해 토치를 사용하던 중 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에폭시 페인트는 가열할 경우 유증기가 발생할 수 있어 화기 사용이 엄격히 제한된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이 남성은 업무상 실화 혐의로 구속됐다. 작업을 지시한 보수 공사업체 대표 60대 남성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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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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