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들이 범행 직후 "죽일 생각밖에 없었다"며 살해 의도를 드러낸 정황이 담긴 통화녹취가 공개됐다.
지난 1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 폭행 주범 이모씨는 사건 당일 홀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뒤 공범 임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당시 잔혹한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이씨는 통화에서 "죽이려고 까고(차고), 다시 가서 또 깠더니 잠든 것 같길래 또 쳤다"고 했다. 이어 "'너 그냥 죽어'라고 하며 파운딩 펀치를 꼽았다"고도 했다. 파운딩 펀치는 쓰러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가격하는 격투기 기술이다.
특히 이씨는 "내 손으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등 살해 의도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통화녹취에는 이씨가 경찰 수사를 조롱하는 내용도 담겼다. 수사 초기 경찰은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식당 CC(폐쇄회로)TV를 확인하고도 '임씨는 폭행을 말렸다'는 이씨 진술만을 토대로 임씨를 입건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이씨는 임씨와 통화에서 "X나 웃긴 건 (경찰이) 둘이서 그랬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넌 그냥 말린 거라 진술했다", "네가 안에서 헤드록 건 것도 얘기 안 했다"며 범행을 은폐했다고 대놓고 말했다.
해당 녹취는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검찰 전담수사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됐다. 경찰은 초동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않은 채 사건을 송치했다. 2차례 기각됐던 구속영장은 이 녹취록을 확보하고 나서야 발부됐다.
사건 당시 김 감독은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폭행 속에서도 의식을 부여잡고 응급차에 실리기 직전 경찰에게 "아들이 식당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감독은 이 말을 끝으로 의식을 잃었고 닷새 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이를 역이용해 "김 감독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구급차에 올라탔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검찰은 가해자들이 살해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만큼 기존 상해치사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해 기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