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지방자치단체의 전국 버스 재정지원금이 두 배 넘게 늘어나는 동안 버스 승객 수와 운행거리 등 서비스는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버스 운영의 재정 의존도는 커지고 정작 수요와 수입은 회복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공공교통네트워크는 1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전국 버스 운영실태 및 준공영제 개선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경실련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버스 운영자료와 주요 특별시·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151개 시·군의 버스 준공영제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간 재정지원은 두 배 넘게 늘었으나 버스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전국 버스 재정지원금은 2019년 1조9795억원에서 2024년 4조1002억원으로 5년 만에 10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승객 수는 42억2039만명에서 36억8691만명으로 12.6% 감소했다.
필수 공공 서비스인 버스 서비스의 질도 낮아졌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자료를 모두 확보한 도 산하 시·군 99곳의 총 운행거리는 2019년 7억3571만㎞에서 2024년 7억121만㎞로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류장 수는 7만5323개에서 8만2532개로 9.6% 늘었다.
경실련은 "정류장 수가 늘어 외형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류장 표지판 수가 아니라 배차간격, 운행횟수, 생활권 연결성"이라고 주장했다.
버스 서비스의 질 악화는 이동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영수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인구 감소 지역 등 지하철이 없는 지역에서 버스는 필수 서비스"라며 "승객이 일부 늘어난 대도시와 달리 지역의 버스 승객과 운행거리는 팬데믹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아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버스 준공영제의 가장 큰 문제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꼽았다. 경실련은 "현행 제도는 준공영제가 아닌 불투명한 비용 보전제에 가깝다"며 "적어도 보조금법에 따라 보조사업자에게 요구되는 수준의 투명성은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실 보전의 기준이 되는 표준운송원가 산정 방식, 업체별 정산액, 정비비·인건비 집행 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경실련과 공공교통네트워크는 △항목별 집행내역 전면 공개 △버스 서비스 평가 기준 개편 △안전관리 비용 감사·검증 체계 마련 △시민 참여형 버스 정책 거버넌스 구축 △공공 운영모델 다양화 △버스 운영 정보 공개 확대 △지자체 간 협력체계 제도화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