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18명의 사상자를 낸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의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건강보험 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없는 위자료 등은 제외하고 이를 특정할 수 없다면 전체 손해액 대비 비율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단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2018년 11월9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국일고시원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공단은 부상 피해자 6명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한 뒤 고시원 운영자와 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한 보험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보험사와 고시원 운영자가 공동으로 공단에 약 386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차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합의금에는 기왕치료비뿐 아니라 향후 치료비, 기타 비용, 일실수입, 위자료 등 다양한 손해배상 항목이 포함돼 있다면서 공단이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는 부분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지만 이는 건강보험 급여와 동일한 성격의 손해에 한정된다. 위자료 등은 건강보험 보험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이 피해자들의 전체 손해액과 책임보험금 한도를 구체적으로 심리해 위자료 등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범위에서만 공단의 구상금 청구를 인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취지에 따라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항목을 다시 나눈 뒤 공단의 구상 범위를 재산정했다. 손해배상금 중 비급여대상 치료비, 향후 치료비, 기타비용, 일실수입과 휴업손해, 위자료는 건강보험 보험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파기환송심은 책임보험금 한도액 중 '총 손해액에서 상호보완적 관계가 없는 항목별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보험사 등이 공단에 약 211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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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파기환송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보험사 측이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합의금 형태로 지급하면서 세부 항목을 구분해 밝히지 않아 그 가운데 건강보험 보험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지 않은 부분을 특정하기 어려운 이상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급여 치료비·향후 치료비·기타 비용·일실수입·휴업손해·위자료 등을 건강보험 보험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가 없는 손해로 보고, 전체 손해액 대비 비율 방식으로 공제액을 산정한 파기환송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