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직원과 껴안고...AI로 사진 합성→'프사' 올린 50대 공무원

부하 여직원과 껴안고...AI로 사진 합성→'프사' 올린 50대 공무원

박진호 기자
2026.05.29 15:17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최문혁 기자.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최문혁 기자.

부하 직원의 사진을 무단 도용해 연인인 것처럼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를 만들고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공무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해당 공무원은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적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남민영 판사는 29일 오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 구로구청 소속 지방직 공무원 A씨(53)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과 여성 공무원 B씨 사진을 구청 조직도에서 내려받고, 생성형 AI를 사용해 직장 상사인 자신과 연인관계인 것처럼 합성 이미지를 제작한 뒤 이를 카카오톡 프로필 등에 게시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혐의를 받는다.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A씨가 공무원 전산시스템을 통해 피해자의 사진을 취득한 뒤 이를 사진 편집기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해 피해자가 자신을 껴안고 있는 허위 사진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사진은 네 차례에 걸쳐 게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이날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는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목적으로 사진을 편집·합성하지 않았다"며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그런 형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변호인도 이날 법정에 출석해 피해자 측 의견을 재판장에 전달했다. 피해자는 합의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 구로경찰서는 피해자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뒤 수사 끝에 명예훼손 혐의만 적용해 송치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했다. 이후 B씨 측이 이의신청을 했고, 경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도 추가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해자 진술과 법리 등을 검토한 결과 누구나 자기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봤다. 또 합성 사진 속 피해자의 신체 노출 정도와 연출 상황, 피해자 모습 등을 종합할 때 해당 사진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오는 7월14일 A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열고 피고인신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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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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