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리 산모부터 데려가세요, 주차는 우리가 합니다!"
긴박했던 20분간 질주 끝에 응급실 앞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보호자의 등을 떠밀었다. 1분 1초가 아쉬운 골든타임 속에서 고속도로순찰대의 헌신이 소중한 새 생명을 지켜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산영덕고속도로 북의성IC 인근을 달리던 한 차량에서 긴급 요청이 112에 접수됐다. "아내가 임신중독증 35주차 환자인데 상태가 너무 위험하다. 병원까지 에스코트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있던 경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3지구대 소속 홍진학 경위와 이주억 경사는 신고 차량을 발견하자마자 지체 없이 사이렌을 울리며 앞장을 섰다. 당시 병원까지 남은 거리는 무려 67㎞. 평소라면 45분 이상 걸리는 먼 거리였다.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순찰차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시속 165㎞로 달리던 순찰차는 어느새 188㎞까지 속도계 바늘을 올렸다. 운전대를 잡은 경찰관이 무서운 집중력으로 도로를 가르는 동안, 조수석에서는 무전기를 붙잡고 전방의 차들에 위급 상황을 알리며 길을 열었다.
원래대로라면 정해진 관할 구간까지만 안내하고 다른 순찰차에 인계해야 했지만, 인계 과정에서 낭비될 단 몇 분조차 산모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었다. 두 경찰관은 주저 없이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가 목적지 병원까지 끝까지 가겠습니다!"고 무전을 보냈다.

순찰차와 신고 차량은 45분 거리를 단 20분 만에 주파하며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다. 보호자를 먼저 응급실로 들여보낸 뒤 대신 주차를 마친 경찰관들은 차량 위치를 문자로 남기며 "무탈하게 순산하시기 바랍니다. 출산하시면 문자 한 번 부탁드립니다"라는 따뜻한 응원을 남기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얼마 후 이 경사의 휴대전화로 영상 파일이 도착했다. 우렁차게 울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었다. 보호자는 "이주억 경사님과 동료분 덕분에 안전하고 무사하게 아기를 순산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라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일 오후 12시 12분에 태어난 예쁜 여자아이와 산모 모두 아주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긴박했던 순간을 돌아보며 이 경사는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 경사는 "저도 4살, 6살 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신고받는 순간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일이다, 내 가족의 일이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라며 "고속도로 위에서도 이렇게 한 생명을 살리는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