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 칼퇴' 임산부에 "그럴거면 퇴사해"...2명뿐인 팀원 '갈등'

'오후4시 칼퇴' 임산부에 "그럴거면 퇴사해"...2명뿐인 팀원 '갈등'

이소은 기자
2026.07.29 10:2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임신단축근무로 오후 4시에 '칼퇴'하는 임산부 동료에게 "그럴거면 퇴사하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직장인의 글에 누리꾼들이 조언을 건넸다.
임신단축근무로 오후 4시에 '칼퇴'하는 임산부 동료에게 "그럴거면 퇴사하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직장인의 글에 누리꾼들이 조언을 건넸다.

임신으로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이용하는 동료에게 "그럴 거면 퇴사하라"고 폭언을 했다는 직장인의 사연이 공개되며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임신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 동료에게 그럴 거면 퇴사하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제가 괴물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중소기업에 다닌다고 밝힌 A씨는 "팀원이 단 두 명인데 업무량이 워낙 많아 둘이 겨우 버티고 있었다"고 적었다.

A씨는 약 3개월 전 팀 동료가 임신 초기부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이용해 매일 오후 4시에 퇴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임신도 축하해줬고 처음 한 달은 내가 조금 더 고생하자는 마음으로 버텼다"고 했다.

이어 "업무 특성상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 거래처의 긴급 요청과 피드백이 몰린다"며 "동료가 퇴근하면 해당 업무와 남은 일을 혼자 처리해야 해 퇴근 시간이 밤 8~9시가 되는 날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또 "3개월 동안 매일 야근하다 보니 원형탈모와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생겼다"며 "회사에 충원을 요청했지만 '조금만 참아라. 예산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적었다.

A씨는 동료 태도도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미안해하는 기색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퇴근한다"며 "야근으로 지쳐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 가장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갈등은 거래처에서 당일 해결해야 하는 대형 오류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동료에게 "이것만 같이 확인해주고 가면 안 되겠느냐"고 요청했지만, 동료는 "저 4시 퇴근인 거 아시죠? 아기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안 돼서요"라고 말한 뒤 퇴근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아기만 소중하고 내 몸은 안 보이냐. 이럴 거면 차라리 퇴사해라. 왜 당신의 임신 때문에 내가 매일 힘들어야 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이후 동료는 울면서 회사를 떠났고, 다음 날 팀장은 A씨를 불러 임산부에게 폭언했다며 경고했다. 사내 게시판에도 자신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정말 내가 그렇게 잘못한 것이냐. 동료의 임신이 내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고 의견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업무 부담에는 공감하면서도 폭언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임신한 동료도, 당신도 잘못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회사"라며 "화가 났더라도 동료가 아니라 회사에 인력 보강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신규 채용이 어렵다면 자신도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점을 회사에 분명히 전달했어야 했다"고 조언했다.

한편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임신한 근로자가 임금 삭감 없이 하루 최대 2시간 근로시간을 줄여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임신 12주 이내 또는 32주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소규모 사업장과 중소기업은 정부의 관련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소은 기자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