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3D 월드컵 응원단도 '환호'

극장 3D 월드컵 응원단도 '환호'

강성원 기자
2010.06.23 05:53

3D 월드컵 응원전이 열리는 극장 안에는 3D 전용 안경을 쓴 붉은악마들로 가득찼다.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B조 예선 최종전이 열리는 23일(한국시간) 새벽 3시 30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위치한 CGV 3D관에는 보통의 영화관에선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2시30분. 경기를 한 시간 앞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빨간 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시나브로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극장 안에는 연인끼리 사이좋게 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과 친구들끼리 단체로 무리지어 온 일행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영화관 응원전은 거리 응원처럼 열광적이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붉을 옷을 입고 머리에 야광 악마 뿔을 달고 경기를 관람했다. 이들은 전용 안경을 쓰고 경기에 집중하면서도 막대풍선을 두드리고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서울 성수동에서 온 선준협(39)씨는 "축구를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올해부터 쓰리디로 월드컵 중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접속해서 예매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효진(22)는 "오늘 처음으로 3D경기를 보러왔다"며 "TV에서 3D 광고만 보다가 오늘 막상 직접 보러 오니 매우 신기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왕십리 CGV의 월드컵 경기 상영관 수는 총 5개로 이중 2개관에서 3D로 경기를 중계했다. 2D 상영관을 포함해 극장에는 약 1100여명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이유현 왕십리CGV 매니저는 "아르헨티나전부터 영화관 경기 예매가 급증했다"며 "3D 열풍이 불면서 사람들이 스포츠 중계에도 3D라는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시작 전 스크린에 한국 선수의 얼굴이 비치자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경기가 시작하자 시민들은 "대힌민국"을 외치며 응원 열기를 북돋았다. 전반에 박주영과 기성용의 슛이 골대를 아쉽게 벗어나자 시민들은 환호성 지르며 아쉬워 했다.

전반 11분 한국팀이 나이지리아 우체 선수에게 선제골을 내주자 관람객들은 허탈하게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하지만 37분 대한민국 이정수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리자 상영장 안은 떠나갈 듯 함성이 퍼져 나갔다.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이정수! 이정수!"를 외치면 기뻐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나서도 시민들은 좀처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저마다 3D 전용 안경을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며 신기한 듯 웃으며 옆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후반전이 시작하자 관람객들은 스크린에 더욱 몰입하며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마침내 후반 시작하자마자 3분 후 박주영의 오른발에 걸린 공이 골망을 가르자 극장 안은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시민들을 너무도 감격해 스크린의 리플레이를 보며 몇 번이나 탄성을 자아냈다. 곳곳에서는 "박주영이 해냈다!", "박주영 한 골 더"를 외치며 자축했다.

한국팀은 후반 23분 나이지리아 야쿠부 선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관람객들은 두 손 모아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 후 스크린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대 0으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얼굴에는 다시 화색이 돌았다.

드디어 2대 2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자 시민들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었다. 한국팀의 경기가 끝나기 바로 직전 아르헨티나의 승전보가 전해진 것. 대한민국의 첫 원정 16강 확정의 순간이었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한참을 자리에서 떠나지 못했다. 모두가 16강 진출의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는 듯 보였다.

가족들과 경기를 보러 왔다는 김선미(30)씨는 "오늘 경기 너무 실감나고 재밌었다"며 "박주영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내가 넣은 것처럼 신났다"고 말했다.

늦게까지 극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던 최대열(29)씨는 "한국 특유의 아슬아슬한 축구가 잘 나타난 경기였던 것 같다"며 "2002년 월드컵 열기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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