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연마해 온 세트플레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나이지리아의 파상공세에 수세로 몰렸던 허정무호가 세트플레이 두 방으로 기사회생,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23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가진 나이지리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이정수(30. 가시마 앤틀러스), 박주영(25. AS모나코)의 연속 세트플레이 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그리스전 2-0 쾌승의 원동력이었던 세트플레이는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도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칼루 우체(28. 알메리아)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끌려가던 전반 막판 이정수가 기성용(21. 셀틱)의 프리킥을 오른발로 집어넣으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지난 그리스전과 같이 기성용이 휘어찬 프리킥을 수비 뒷 공간으로 쇄도해온 이정수가 마무리하는 집중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1-1 동점상황에서는 박주영의 프리킥이 폭발했다. 그동안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및 남아공 입성 후 프리킥 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박주영은 나이지리아 진영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감각적인 오른발슛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전 자책골의 악몽을 시원하게 날려보냈다.
이날 한국은 나이지리아의 겹겹이 쌓인 수비벽에 막혀 전반전에 공격활로를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선제골까지 허용하면서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기회를 모두 골로 연결해 전세를 뒤집었고, 후반전에 경기흐름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이번 본선에서 한국이 얻은 5골 중 3골은 세트플레이에서 나왔다. 5골 모두 집중력이 돋보였지만, 훈련 중 약속된 플레이인 세트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한 것은 잘 다져진 조직력과 집중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 2년 간 허정무호는 남아공월드컵 예선뿐만 아니라 여러 대회 및 평가전에서도 출중한 세트플레이 수행 능력을 보여왔다. 고비마다 터진 세트플레이 골은 한국이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허 감독은 지난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및 남아공 입성 후에도 틈틈이 세트플레이 전술을 연마하며 기회를 노렸고, 결국 세트플레이는 16강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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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강점 중 하나로 떠오른 세트플레이는 오는 26일 오후 11시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펼쳐질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조의 우루과이는 프랑스(0-0), 남아공(3-0), 멕시코(1-0)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16강에 오른 짜임새 있는 수비가 강점인 팀이다.
프랑스와 멕시코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골을 허용하지 않는 단단한 수비벽을 과시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록한 5골 중 절반 이상인 3골을 세트플레이로 얻은 허정무호로서는 우루과이전에서도 약속된 플레이를 잘 활용하는데 초점을 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