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판매왕'이 '야구 감독'이 된 사연

'자동차 판매왕'이 '야구 감독'이 된 사연

송학주 기자
2011.12.12 16:48

[머니볼 피플] 현대자동차 장위점 육명수 과장

↑ 현대자동차 장위점 육명수 과장.ⓒ송학주
↑ 현대자동차 장위점 육명수 과장.ⓒ송학주

현대자동차 장위점 육명수(39) 과장을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장을 차려입고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다만 까무잡잡한 얼굴과 다부진 몸매는 사무실에서 형광등 조명만 받고 지내는 회사원의 '때깔'은 아니었다.

육명수 과장의 인생 스토리를 듣고 난 후에는 이런 외모가 이해됐다. 육 과장은 평소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일요일에는 사회인 야구 동호회 감독 겸 선수로 180도 변신한다.

육 과장은 '자동차 판매왕'으로 업계에서 유명한 자동차 세일즈맨이다. 1999년 회사에 입사하여 어느덧 13년차에 이르는 베테랑이 됐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우수 카마스터'에 선정될 정도로 회사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사원이다.

일 밖에 모를 것 같은 그도 주말만 되면 제2의 인생을 산다. 2006년 창단한 사회인 야구 동호회 '아파치' 야구단의 창단 멤버이자 감독 겸 선수로 어릴 적 꿈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 시절 프로 야구가 생기자마자 'MBC 청룡' 어린이 회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남들보다 작은 체구 때문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직장 생활하던 육 과장은 2006년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던 형이 사회인 야구팀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달려가 창단 멤버가 됐다. 사회인 야구도 어느 덧 6년차다.

"직접 딱딱한 공을 가지고 하는 야구는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즐거웠죠. 아직도 처음 외야에서 공을 잡았을 때의 감촉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일주일에 하루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어린 시절 꿈 꿨던 야구 선수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 육명수 과장이 사회인 리그 우승후 헹가래를 받고 있다.ⓒ송학주
↑ 육명수 과장이 사회인 리그 우승후 헹가래를 받고 있다.ⓒ송학주

그는 지금도 야구만 생각하면 설레고 흥분된다고 한다. "얼마 전에 '아파치'가 사회인 리그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우승 후 헹가래를 받을 때는 하늘을 나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직 날고 있는 것 같아요."

육 과장이 감독을 맡고 있는 '아파치' 사회인 야구단은 얼마 전 끝난 사회인 야구 리그 'W리그'에서 우승 한 바 있다. 리그 성적은 26개 팀 중 8위로 가까스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상위팀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해 이변을 낳았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가족을 소홀히 하기 쉽다. '야구 과부'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주말 내내 야구장에 있다 보니 가족들에게 불평을 듣는다. 그는 이런 점에서 '가족'과 '야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물론 일요일에 야구하기 위해서 남보다 배의 노력을 들여야 해요. 평일에는 직장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안일도 돕고 두 딸의 아버지 역할을 충실히 합니다. 또 토요일은 무조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해요."

'딸바보'로 소문난 육 과장은 휴대폰에 찍힌 두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늘어놓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화 내내 야구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났다.

"주말에 사회인 야구를 하는 가장들은 거의 비슷할 겁니다. 가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야구를 떠나서는 하루도 살 수 없어요.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그의 모습을 통해 현재 사회인 야구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대한민국 한 가족의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온 그. 각고의 노력으로 또 다른 인생마저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에게 검게 그을린 피부는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 육명수 과장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우수 카마스터'를 수상했다.ⓒ송학주
↑ 육명수 과장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우수 카마스터'를 수상했다.ⓒ송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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