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 "우린 아직 젊은 야구단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 "우린 아직 젊은 야구단이다"

송학주 기자
2012.01.02 14:07

[머니볼 탐방] 평균 연령 57세 '실버서울' 야구단

↑ 1회 머투 사회인 야구대회 참가한 '실버서울' 야구단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머니투데이DB
↑ 1회 머투 사회인 야구대회 참가한 '실버서울' 야구단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머니투데이DB

"우리는 아직 한창입니다. 아무리 젊은 야구단과 붙어도 승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식을 줄 모르는 평균 연령 57세의 '젊은이'들이 모였다.

팀 이름은 노년을 상징하는 '실버서울' 야구단이지만 야구 실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얼마 전 끝난 '한강리그' 토요 B부(사회인 야구 3부 리그-선수출신 1명 출전 가능)에서 강팀들을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팀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복잡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50세 이상이어야만 한다. 이들은 어르신으로 불리기를 거부한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던지고 치고 달린다.

'실버서울'의 주축 선수인 양기산(53) 씨는 "59년생인데 팀에서 거의 막내다"며 "밖에서는 어르신으로 대우받지만 야구단에 와서는 물 주전자를 날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25년 전에 야구를 가르쳤던 제자와 리그 경기에서 만나 시합을 펼치기도 했다"며 "제자한테 질 수 없어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 1회 머투 사회인 야구대회 참가한 '실버서울' 야구단 선수가 타격을 하고 있다.ⓒ머니투데이DB
↑ 1회 머투 사회인 야구대회 참가한 '실버서울' 야구단 선수가 타격을 하고 있다.ⓒ머니투데이DB

팀내 최고령 선수는 박종갑(69)씨로 야구와는 무관한 핸드볼이 주 종목이다. 나이는 가장 많지만 누구보다 일찍 운동장에 나오고 누구보다 열심히 시합에 임한다고 팀원 모두가 얘기한다.

팀원 대부분이 엘리트 야구를 했던 '선출'(선수 출신)들이다. 특히 박해종(52) 선수는 1977년 국가 대표 4번 타자로 니카라과 슈퍼 월드컵에서 한국 야구 역사상 최초로 정상에 오르는 데 기여한 주역이다. 한국 야구의 전설 故 최동원 선수와 배터리를 이뤄 연세대 야구의 전성시대를 구가한 포수로 유명했다.

특이한 이력을 가진 팀원으로 농구 명장 '호랑이 감독' 김태환(62)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중학교 때까지 야구 선수로 꿈을 키우다 농구로 전향해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어린 시절의 꿈을 사회인 야구 선수가 돼 실현하고 있다.

↑ 1회 머투 사회인 야구대회 참가한 '실버서울' 야구단 선수가 투구를 하고 있다.ⓒ머니투데이DB
↑ 1회 머투 사회인 야구대회 참가한 '실버서울' 야구단 선수가 투구를 하고 있다.ⓒ머니투데이DB

'실버서울' 야구단은 뛰어난 실력과 열정으로 지난 해 7월 펼쳐진 '2011 국민생활체육 전국실버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도 1회 대회 우승에 이어 2연패하며 실버 야구단 최강팀임을 증명했다.

팀원이자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 김광복 사무처장은 "모든 팀원이 야구를 떠나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며 "주말마다 야구장에 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과 경기를 즐긴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는 실버야구단이 5000~6000개, 대만에도 500~600개 정도 있는데 아직 한국에는 많지가 않다"며 "야구가 결코 쉬운 운동은 아니지만 함께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삶에 즐거움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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