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부상 대체 선수로 영입될 때까지만 해도 이런 전방위 활약을 펼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한화 이글스가 강렬한 6주를 보낸 잭 쿠싱(30)과 작별할 때가 다가왔다.
오웬 화이트의 부상 이탈로 지난달 8일 1군에 등록된 쿠싱은 14경기에서 18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82를 기록 중이다.
선발진에서 화이트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였지만 불펜 상황이 꼬이며 쿠싱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서현이 극심한 난조를 보였고 쿠싱은 임시 마무리를 맡게 됐다.
팀의 부진으로 인해 세이브 상황 자체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 때문에 정통적인 마무리와는 다소 다른 쓰임으로 활용됐다. 단순히 1이닝만 활용하는 투수가 아니었다. 2이닝 투구도 두 차례나 됐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어도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팬들 사이에선 '취업 사기'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다. 선발로 뛸 것으로 예상하고 왔으니 전천후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쿠싱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오히려 팀이 필요로 할 때 등판해 막아내는 게 자신의 할 일이라고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이 덕분에 타 팀에서 쿠싱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왔다. 화이트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로써 윌켈 에르난데스도 13일 복귀한다. 이로써 한화는 류현진과 왕옌청이 외롭게 지키던 선발진에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류현진과 왕옌청에 에르난데스, 화이트, 여기에 정우주가 나머지 한 자리를 채우게 된다.

다만 뒷문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졌다. 쿠싱이 떠나며 새로운 마무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김서현은 부진 끝에 2군에 다녀와서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소방수를 낙점해야 할 시점이 왔다.
김경문 감독은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마무리는 여러 투수 중에 상황에 따라서 다 같이 해야 될 것 같다"며 "정확히 '누구다'가 아니고 팀에 따라서, 타선에 따라서 그렇게 할까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투수가 내용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확실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다양한 투수를 상황에 맞게 써보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기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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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중에서도 우선순위로 꼽히는 선수가 있다. 11경기에서 14이닝을 소화하며 1패 2홀드, ERA 2.57로 맹활약하고 있는 이민우로 최근 한화 불펜 투수들 중에선 손꼽힐 만큼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은 " 아무래도 지금은 뒤에서 (이)민우가 기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든다"고 이민우가 세이브 상황에서 나설 1순위 투수라는 점을 암시했다.
최근 타선이 완연한 반등세를 그리고 있다. 선발진에 짜임새가 생긴다면 자연스레 불펜진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선발진 안정화와 함께 이민우가 새로운 마무리로 연착륙해 한화의 도약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