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키움 히어로즈' 입단 동기 사이인 김혜성(27·LA 다저스)과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챌린지를 두고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 나와 이슈가 됐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가 맞대결이 열린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 유니클로 필드 앳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재밌는 장면이 나왔다.
이날 다저스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2회 말 첫 타석에서 아쉬운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 선발 투수 아드리안 하우저가 던진 초구와 2구는 육안으로 봐도 분명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볼'이었다. 하지만 심판의 손은 가차 없이 올라갔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에서도 스트라이크존을 외면한 코스였다.
김혜성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끝내 챌린지 시그널을 보내지 못했다. 지난 4월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경기에서 ABS 챌린지에 실패한 뒤 "거기서는 사용해서는 안 됐다"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공개적인 질책을 받았던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은 듯 보였다.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차원이 다른 자신감을 뽐냈다. 3회 초, 다저스의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맞붙은 이정후는 초구 몸쪽 싱커(95.5마일)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마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챌린지를 신청했다.
판독 결과는 놀라웠다. 이정후의 확신대로 공은 존을 미세하게 벗어나 있었고, 결국 스트라이크가 볼로 번복됐다.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의 몸값과 팀 내 확고한 입지가 주는 '심리적 여유'가 단 0.1인치의 오차도 잡아내는 결단력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이러한 대처 차이가 결국 두 선수의 '몸값'과 그에 따른 팀 내 위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후는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89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입성했다. 팀의 확고한 핵심 전력으로서 갖는 심리적 여유가 판정에 당당히 맞서는 근거가 됐다.
반면 2025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1250만 달러(약 187억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매 경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처지다. 연평균 수령액 기준 약 4.5배의 격차는 곧 팀 내 발언권과 감독의 눈치를 보게 되는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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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계적인 ABS 앞에서도 승부를 가른 건 선수의 위상과 기싸움이었다. 트라우마에 갇힌 김혜성과 거액의 몸값만큼 당당했던 이정후. 두 동기의 엇갈린 장면은 메이저리그가 그만큼 냉혹한 정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