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경험은 아직 8경기 19타석이 전부다. 그런데 팬들은 20세 유망주가 나오면 안타보다 홈런을 먼저 외친다. 한화 이글스 우타 거포 한지윤(20)이 시행착오 속에서도 자신의 매력을 증명하고 있다.
한지윤은 가동초-휘문중-경기상고 졸업 후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우투우타 유망주다. 키 188㎝, 몸무게 98㎏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장타력이 고교 시절부터 매력적이라 평가받았다. 경기상고 시절에는 주전 포수로서 모교의 창단 첫 청룡기 4강과 봉황대기 준우승을 이끌었고, 2학년 시절에는 스타뉴스가 주관한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강릉고 이율예(20·SSG)를 제치고 스타상을 수상했다.
프로 첫해부터 자신의 강점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퓨처스리그 57경기 194타석에서 2루타 9개, 홈런 8개를 치며 허인서(23)와 함께 한화 2군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올해도 퓨처스 47경기 165타석 동안 2루타 12개, 홈런 4개를 치면서 1군 무대도 밟았다.
아직은 갈 길이 상당한 미완의 대기다. 퓨처스 통산 타율 0.222(320타수 71안타), 출루율 0.288, 32사사구(28볼넷 4몸에 맞는 공) 85탈삼진이란 볼넷-삼진 비율에서 보이듯 콘택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수원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한지윤은 "요즘 투수들이 던지는 공 중에는 치기 어려운 패스트볼 계열의 변화구가 많다. 투심 패스트볼이나 커터, 빠르게 들어오면서 싱커성으로 떨어지는 공들이 많다. 그런 공들을 어떻게든 쳐 내야 3할 타율이 나올 수 있는데, 그 공을 생각하다 보면 또 빠른 공에 늦게 된다. 그런 딜레마가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잠깐씩 보여주는 호쾌한 장타가 한지윤에게 주어지는 1군 타석 하나하나를 아쉽지 않게 한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부터 9회말 2사 끝내기 투런포, 결승 만루포로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1군에서도 대타로 나올 때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보였다.
지난달 25일 대전 LG 트윈스전이 하이라이트였다. 4회말 1사 만루에서 문현빈을 대신해 대타로 출전한 한지윤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7회말 2사 2, 3루에서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막판까지 쫄깃한 추격전을 만들었다. 그다음 날에도 LG 마무리 손주영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대를 품게 했다.
그탓에 이제 고작 1군 8경기 19타석을 소화한 2년 차임에도 응원가에서 안타 대신 홈런이라는 구호가 자주 나온다. 한지윤은 '그런 팬들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프로가 응원에 부담을 느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2군보다 관중분들이 많이 들어오시고 응원 소리도 크니까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오른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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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실 타석에 정말 집중하면 응원 소리가 거의 안 들려서 신경 쓰이지 않는다. 물론 대기 타석에선 크게 들리는데, 내가 (안타든 홈런이든) 치고 뛸 때 가장 크게 들리는 데 정말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한화 구단 안팎에서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몇 안 되는 우타 거포 유망주이기 때문.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한지윤의 타구 속도는 시속 170㎞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최근 만난 타 구단 KBO 스카우트도 올해 포수 유망주를 평가하던 와중 "확실히 최근 몇 년간 경기상고 시절 한지윤만한 장타력을 가진 포수 유망주는 드물었다. 또 포수치고 발도 빨라서 2루타도 곧잘 쳤었다"고 문득 언급할 정도.
올해 처음 한화에서 만난 '천재 타자' 강백호(27)의 눈에도 한지윤이 들어왔다. 한지윤은 "1군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강)백호 형이 '원래 네 스윙 스피드가 이 정도였나? 전에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이번엔 확실히 빠르네'라고 말하면서 (채)은성 선배님이 치는 걸 잘 지켜보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호 형도 본인이 해야 할 것이 있을 텐데 그렇게 틈틈이 봐주셨다는 게 감사했다. (이)진영이 형도 그렇고 챙겨주시는 선배들이 있어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언제든 2군에 내려갈 수 있는 대타 자원이지만, 1군에 남아 있는 동안만큼은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히 여기려 한다. 한지윤은 "서산에서도 가끔 주말마다 한화 1군 응원가를 틀어주는 분들이 계셨는데 확실히 볼파크에서 들은 것과 또 달랐다. 프로에 와서 벽도 느꼈지만, 김경문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나가고 경험하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자신도 나는 단타를 치는 것보다 2루타나 홈런 같은 장타를 쳐야 매력적인 선수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장타를 위해 스윙이 커지면 안 된다. ABS(자동 투구 볼 판정 시스템)이든 1군 투수들의 공이든 적응 중이다. 많이 나가다 보면 점차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