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보완책 '과다거래부담금' 100만원?…업계 "소탐대실"

ETF 보완책 '과다거래부담금' 100만원?…업계 "소탐대실"

김나경 기자
2026.08.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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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시장 과다호가부담금 준용시 거래당 100만원
HFT 이용하는 전문투자자·외국인·기관 포함 유력
증권시장 과다호가부담금 검토 당시에도 업계 '신중론'
"매매 체결시에도 페널티 주면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

과다호가부담금 관련 거래소 규정/그래픽=김현정
과다호가부담금 관련 거래소 규정/그래픽=김현정

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안정화 보완책으로 과다거래부담금 도입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다거래부담금의 근거인 과다호가부담금은 현재 파생시장에만 적용되는 제도로, 거래빈도를 기준으로 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시장 과다호가부담금 도입에도 우려를 표했던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에 한해 한시적으로만 운영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4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다거래부담금은 현행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을 벤치마크해 거래소가 부과대상과 방식을 설계할 예정이다.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정규/야간거래시간 코스피200선물 등 총호가건수가 20만건 이상이고 총약정수량 대비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일괄호가취소 신청이 50건 이상인 경우 거래당 100만원씩 부담금을 부과한다. 상품계좌별 또는 고속 알고리즘 (HFT·초고빈도매매) 거래번호별로 부담금을 부과하면 투자자가 거래소에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파생시장에만 도입된 과다부담금 제도를 증권시장으로 확대하는 데 대해 업계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증권시장으로 과다호가부담금을 확대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김승원 의원 대표발의)에 대해서도 이미 업계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호가 대비 주문 체결비율은 2025년 10월 기준 약 23%로 파생상품(3%)에 비해 8배 수준으로 높았다. 이에 금융위에서는 "기준·금액 등 구체사항은 거래소 규정 등 통해 자율적 규율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고, 거래소에서는 "증권시장은 체결비율이 높아 도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에 부과하려는 과다거래부담금은 체결된 주문에 대해서도 일종의 페널티를 주는 것이라, 업계에서는 더욱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도 부담금을 내야 한다면 거래비용이 너무 커져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꼴"이라며 "외국인이나 기관이 고속 알고리즘 매매(HFT)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시장을 교란한다는 인식이 있기는 해도 거래빈도를 문제삼아 부담금을 내라는 건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과도한 거래행위'의 기준과 부과대상, 비율을 정하는 것 또한 각론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파생시장 과다호가부담금은 그간 누적된 통계를 바탕으로 기준을 산정할 수 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의 경우 시장에 나온 지 두 달밖에 안 돼 시계열이 짧기 때문이다.

특히 HFT를 주로 이용하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를 겨냥할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대외신인도 하락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호가부담금은 미국, 영국, 호주 등 각국이 도입하고 있는데 '과도거래부담금'이라는 것은 참고할 만한 해외사례가 없다. HFT만 해도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많이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거래빈도를 기준으로 부담금을 내라는 것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과다거래부담금이 외국인·기관이 주로 이용하는 HFT 거래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린 것이 94%의 개인투자자를 위한 조치였다면 과다거래부담금은 일부 전문투자자와 외국인·기관의 거래를 줄이려는 조치"라며 "거래비용이 많아지면 실질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기관의 거래량도 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업계에서는 과다거래부담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ETF에 한해 일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HFT를 조사할 것이라는 소식만으로도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은 페널티(규제)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며 "코스피 시장의 규모와 주목도가 커진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보완책도 국제 정합성을 고려해 아주 한시적으로만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다호가부담금 해외 주요국 사례/그래픽=김현정
과다호가부담금 해외 주요국 사례/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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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나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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