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객분노 폭발하기 전에 증권사 변해야"

황영기 삼성증권 신임사장은 4일 '약정포기 선언'을 취임1성으로 내놓았다.
고객의 수익률이야 어떻게 되든 일단 사고팔기를 반복, 약정을 올림으로써 고객은 울고 증권사와 증권사 직원은 배를 두드리는 악습을 겨냥한 것이다. "고객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먼저 바꾸겠다"는 말로 약정고 경쟁 폐해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황사장은 구체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더라도 무리한 약정경쟁을 하지 않고, 직원들의 성과급제도도 약정기준에서 고객수익률기준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독특한 구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삼성증권TV CF에는 모 유명인사가 등장, '일단 안전해야 하고, 수익성도 담보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황사장은 "최고의 수익률과 동시에 안정성을 만족시키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재무관리의 기본" 이라고 '실토'했다. 마찬가지로 증권사가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올리면서 기존의 나쁜 관행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얼핏 듯기엔 시장점유율 선두자리를 포기한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황사장은 "약정경쟁 포기로 인해 초기에는 시장을 잃을지 모르나 결국은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점유율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이 좋을땐 흥청대다가 고꾸라지면 집까지 팔아야 하는 증권사 직원들을 위해서도 약정고 기준 성과급제를 고객수익률기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게 황사장의 생각이다.
황사장은 증권사들이 장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천수답경영'을 벗어나기 위해 중개업무 뿐 아니라 투자은행(인베스트먼트 뱅킹), 자산관리 등 3가지 업무를 조화시키는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deal)다운 거래'를 해보지 못한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사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것은 어쩔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외국사들과 파트너쉽이나 '하청'을 통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언론 투자자의 지원을 부탁했다.
황 신임사장은 52년 서울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LSE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물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뒤 파리바은행, 뱅커스 트러스트를 거쳐 89년 삼성그룹 비서실로 복귀,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생명 투자사업본부장, 삼성투신운용사장을 역임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1일부터 고객편의성을 한단계 높인 홈트레이딩 시스템 '삼성fn 프로'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fn프로는 기술적 지표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한 종목검색과 매매 예약, 자동 매매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실시간 뉴스, 해외 종목시세 등 신속한 투자정보제공 기능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