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GDP 1.1%↓, 전지수 보합세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11월의 마지막을 조용한 가운데 큰 변동없이 보냈다. 국내총생산과 제조업지수 등 거시지표상의 악재가 증시에 유입됐으나 이를 잘 소화해내며 보합세로 마감됐다. 나스닥은 0.14% 하락한 반면, 다우지수는 0.23% 상승했으며, 업종별로는 소매주와 하드웨어주가 선전한 반면 반도체지수는 2.8% 오히려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방향을 잃고 일중 내내 전날 수준을 중심으로 오르락 내리락하기를 반복했다. 마감애 임박해 선전하면서 지수가 플러스 권역에서 마감하는 듯 했으나 막판에 마이너스 권역으로 떨어지며 마감됐다. 2.65포인트(0.14%) 하락한 1,930.6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과 함께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매우 완만한 곡선을 그린 데다 마감직전 약간 밀리면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전날보다 22.14포인트(0.23%) 상승한 9,851.56으로 마감됐다. 다른 주요 지수중 다우지수만이 이날 유일하게 상승한 데는 홈 디포 주가의 급등때문이었다.
S&P500지수는 2.33포인트(0.20%) 하락한 1,137.87으로, 러셀2000지수는 0.51포인트(0.11%) 하락한 462.82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소매 1.54%, 교통 1.47%, 항공 1.52%, 화학 1.14%, 제지 1.10%, 금 1.52% 등 구경제주가 선전했고 기술주중에서는 하드웨어주가 1.42%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반도체 2.81%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1.82%, 인터넷 0.86%, 은행 0.85%, 천연개스 1.03% 부문은 부진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약간 적어 나스닥에서 16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은 거의 비슷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주가가 내린 종목이, 거래소에서는 오른 종목이 100종목 이내 더 많았다.
주중 내내 엎치락 뒤치락 매일 1-2%대의 큰 변동폭을 보였던 뉴욕증시는 이날은 좁은 변동폭 내에서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지만 증시에는 전체 움직임을 좌우할 만한 빅 뉴스가 유입됐다.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종전 잠정치 0.4%보다 거의 세 배나 큰 폭인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의 하락률은 지난 1991년 1/4분기 2% 하락을 기록한 이래 최초로 1%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월가에서 이미 기업의 재고감소폭에 큰 조정요인이 있어 GDP가 최소한 1% 정도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한편 제조업부문이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됐다. 전미 구매관리자협회 시카고지부에서 발표한 제조업지수는 10월의 46.2에서 11월 더욱 하락한 41.1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10월중 공장주문실적이 큰 폭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여 제조업 회복여부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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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묵직한 거시지표에도 불구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수요일의 인론 파동 이후 모든 촉각이 에너지, 금융, 유틸리티주에 몰리면서 GDP나 제조업지수 등 지나간 과거의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칩메이커인 노벨러스 시스템(-8.4%)이 수익경고를 하고 나섰다. 노벨러스는 분기 이번 분기에 이어 다음 분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할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고 로벗슨 스티븐스는 재빨리 노벨러스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 소식은 KLA 텐코, 맥심 인테그레이티드, 애널로그 디바이스, 테러다인 3-4%대 하락 등 반도체주 전체에 파급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8% 하락했다.
시스코 시스템(+2.9%)은 한 컨퍼런스에서 장기 수익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언제쯤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리만 브러더스는 시스코의 현행 투자등급 ‘강력매수’를 계속 유지한다고 하면서 단기적인 수익회복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리만 브러더스는 오라클(-0.8%)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다. 노벨(+10.2%)이라는 네트워킹주는 월가의 예상을 넘어서는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나타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와는 반대로 홈 디포(+6.5%)는 월가에서 기대하고 있는 4/4분기 수익 주당 28센트 달성을 재차 확인하면서 2004년까지의 장기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기적으로 20%를 상회하는 성장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하면서 이날 다우지수와 소매지수 상승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와 함께 제너럴 모터스(+2.8%)도 살로몬 스미스 바니의 주가수익률 목표 상향 조정에 힘입어 다우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1.9%)는 4/4분기 수익전망 달성이라는 뉴스를 내놓았지만 항공기 제조업계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도 역시 인론(-27.8%) 관련주에 지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인론의 파산에 따른 채권자보호 신청에 대한 전망이 주된 관심사였는데 이날도 인론 주식은 6센트를 잃어 30센트에 거래됐다. 인론의 여파는 이날도 계속돼 에너지주인 에너젠, EOTT 에너지, 엘 파소, 윌리엄즈 등 전 에너지주가 하락행진을 계속했다.
UBS 워벅은 같은 업종인 증권사들의 불투명한 영업환경을 이유로 들어 수익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 삭스, 리만 브러더스, 메릴 린치, 모건 스탠리 등 4대업체중 메릴 린치만이 주가가 소폭 올랐다.
한편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신용카드회사인 캐피탈 원(-2.6%)은 모건 스탠리에 의해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신용카드업계의 경쟁 격화, 수요 부진, 그리고 파산위험 증가 등이 하향 조정의 배경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케이블 앤 와이어리스라는 회사가 이미 파산선고를 한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의 자산을 8억 5천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썬 마이크로시스템 +3.91%, 시스코 시스템 +2.87%, 오라클 -0.78%, 인텔 +1.36%, JDS 유니페이스 -3.17%, 시벨 시스템 -6.26%, 델 +2.51%, 팜 -3.55%, 마이크로소프트 -0.32%,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3.63%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인론 -27.78%, 컴팩 +7.08%, 제너럴 일렉트릭 -3.07%, 글로벌 크로싱 -8.57%, AOL 타임 워너 -1.50%, 센던트 +2.47%, 홈 디포 +6.45%, 다이너지 -9.21%, EMCC -1.17%, 루슨트 테크놀로지 -0.13%, 존슨 앤 존슨 -0.48%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이날의 스타 홈 디포의 6%대 상승외에도 제너럴 모터스, 알코아, 휴렛패커드, IBM, 인텔, 월마트, 월트 디즈니, 머크, 이스트만 코닥, 인터내셔널 페이퍼도 1-2%대 상승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그러나 제너럴 일렉트릭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2-3%대 주가가 하락했다.
한편 이날 유로화의 국제통화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협의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유럽의 기업들이 인력감원 등 과감한 비용절감 정책을 펼치지 않는 한 유로화는 미 달러화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 할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EC회원국 내에서 자국 통화와 함께 유통되고 있는 유로화는 다음해 1월 1일부터 자국 통화를 대체하도록 돼 있다.
이날 그린스펀 의장으로부터 기대되던 현 경기상황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약 열흘 후인 12월 11일 올 들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데 월가는 0.25%포인트 소폭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올들어 11번째의 금리인하가 되는 셈이다.
HSBC의 로빈 그리피쓰는 주식투자자금이 서서히 증시를 떠나 채권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현재의 주가 수준이 투자자를 매력시킬 만큼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기업의 수익개선이 가시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의 주가수준은 과매수상태라고 그는 분석했다.
그러나 살로몬 스미스 바니의 토비아스 레프코비치는 9월 하순 이후의 주가상승은 앞으로의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몇 개월 앞서 선행한 것이라며, 현재의 주가수준은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큰 시각차를 보였다.
12월 한 달을 남겨놓고 있는 뉴욕증시가 파란만장했던 한 해를 어떻게 막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