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시아 금융 센터로서의 가능성
세계 제 4위의 증권회사인 리먼 브러더스가 2일 싱가포르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외신들은 홍콩이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금융의 중심부로 자리잡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거점 자리를 두고 벌여온 경쟁에서 중국과 한국을 등에 업은 홍콩이 동남아를 배경으로한 싱가포르를 이겼다는 해석이다.
이 주장은 두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가 지난주에 홍콩 투자은행 부문을 감원했다는 사실과 서울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하는 등 한국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먼 브러더스가 현 시점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보다는 한국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서울이 동북아 금융 중심부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까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금융강국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다.
모간 스탠리는 최근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의 유일 강자로 군림해왔던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3강 체제가 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아시아는 일본을 소비-서비스의 중심지로, 중국을 제조업의 본산으로, 아세안 국가들을 원자재 공급처로 해서 서구 경제권과 대등하게 경쟁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전망은 희망과 함께 한국의 자리는 어디인가란 질문을 동시에 던진다.
한국은 천연자원이라고는 없고 인건비로 따졌을 때 중국과 제조업을 두고 경쟁할 처지도 아니다. 한국은 소비-서비스 부문에서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다. 소비-서비스 산업의 꽃은 금융이다.
리먼 브러더스는 아시아 금융 센터로서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기회를 한국에 던졌다. 얼마나 역동적인 경제, 일하기 좋은 영업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는가는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