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악재에 감염,다우 4일째↓(상보)

[뉴욕마감]악재에 감염,다우 4일째↓(상보)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4.0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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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악재에 감염", 다우 4일째 하락(상보)

세계 증시의 바로미터였던 뉴욕 주식시장이 갈수록 악재에 민감해지면서 연일 하락하고 있다. 기술기업의 실적 경고와 중동 사태 우려가 전날에 이어 장을 압박한 3일(현지시간) 대기업의 회계 관행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장초반 반짝 올랐던 다우와 나스닥, S&P 500 등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내리막 길을 걸었다.

이날 제시된 듀퐁과 골드만삭스 등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은 무시됐다. 악재 감염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날도 전날에 장후반으로 가면서 하락폭을 넓혀 매도 세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뉴욕증시의 연일 부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상승세를 보여 월가의 세계 증시 영향력은 약화되는 분위기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한때 16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전날보다 115.42포인트(1.12%) 하락한 1만198.29로, 나스닥 지수는 20.05포인트(1.11%) 내린 1784.35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4일째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떨어지며 1800선 밑으로 내려갔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도 이날 11.25포인트(1.00%) 떨어진 1125.40을 기록하며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지수도 3.89포인트(0.78%) 하락한 496.60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나스닥 시장이 16억주, 뉴욕증권거래소가 12억주로 전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은 나스닥이 13;20, 뉴욕증권거래소는 11:19로 하락종목이 크게 많았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2.97%), 소프트웨어(-2.7%) 천연가스(-2.28%), 금(-2.40%) 등의 낙폭이 컸다.

이날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 경기도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으나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며 증시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는 3월 비제조업 지수가 57.3으로 전달(58.7) 보다 소폭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문제는 부문별 항목중 가격 지수가 53.0으로 10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갈등 고조로 유가가 급등한 것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지난달 증시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석유시장은 이집트가 팔레스타인에 도움이 되는 외교적 접촉을 제외하고는 이스라엘과의 모든 접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불안감이 고조됐다. 유가는 그러나 전날 미 석유협회(API)가 전주 원유 재고가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일단 약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19센트 하락한 27.52달러를 기록했다. 금값도 온스당 3달러 이상 떨어졌으나 300달러선은 지켰다.

증시는 전날 기술주가 과매도됐다는 분위기도 강보합세로 출발했으나 이내 30분을 조금 넘겨 하락세로 돌아섰다. i2테크놀로지(-1.25%)와 커머스원(-10.14%) 등 소프트웨어 업체의 실적 경고가 계속된데다 한동안 잠잠했던 기업 회계 관행 문제가 재차 불거진 게 결정적이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 회계 관행에 대한 조사 범위를 대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케이블 TV 업체인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운송 업체 윌리엄스가 그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산 보호를 신청한 엔론의 경쟁업체 다이너지가 합작회사 DMT서플라이를 통해 현금 흐름을 높였다는 보도도 재무 건전성 의혹을 증폭시켰다.

다이너지의 경우 문제의 거래가 없었다면 현금 흐름이 당초 보고한 것보다 1억 6400만달러 줄어들며, 이 거래에는 씨티그룹이 관련돼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아델피아와 윌리엄스는 각각 6.68%, 4.43% 하락했다. 다이너지(-4.32%)와 씨티그룹(-1.38%)도 약세를 보였다.

앞서 전날의 악동 소프트웨어주들의 실적 경고도 계속됐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i2테크롤로지, 커머스원, 인터우번 등은 전날 장 마감후 시장 여건을 악화를 이유로 1분기 순익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커머스원와 인터우번이 각각 10.14%, 9.34% 떨어진 가운데 전달 하락했던 마이크로 소프트와 IBM도 약세를 보였다.

증권사들 역시 기업들의 순익 전망치 및 등급을 이날도 낮추었다. 모건 스탠리는 미국 최대 D램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해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 의견을 '중립'(equal weight)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하향했다.

메릴린치의 유명 반도체 애널리스트 조셉 오샤는 반도체 업체들의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하겠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이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한 뒤 다만 최종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는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론은 5.03%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23% 떨어졌다.

JP모건은 농삼림 기계류 등을 제작하는 캐터필러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장기매수로 낮추었다. 리먼 브러더스는 3M의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로 유지했으나 시장 여건이 좋지 않고, 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은 점화스위치와 연결된 전기 장치에 결함이 발견돼 190만대를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95~97년산 시보레 카발리에와 폰티악 선파이어, 96~97년산 뷰익 스카이락 등이다. GM은 전날 3월 판매 실적 발표후 증권사들이 순익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바람에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결국 1.05% 하락했다.

미국 2위의 장거리 전화사업자인 월드콤은 불황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에서 전체 직원의 4%에 해당하는 37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회계 관행에 대해 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월드콤은 이날 3.98% 하락했다.

반면 듀퐁은 1분기 순익이 월가의 평균 추산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으나 대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듀퐁 주가도 1.44%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시장의 주도 세력이 없는 상태이며, 투자자들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준이 끝나기까지 부진한 양상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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