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9시>기자수첩-워버그 조사 제대로 해야

영국의 저명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에 대한 조사를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금감원이 워버그증권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는 코멘트도 달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관련 조사를 계속 진행중이며 제재에 대해 결정한 바가 없다고 즉시 해명했다. 금감원은 일종의 해프닝이라며 애써 표정관리하고 있지만 월드컵으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외국증권회사의 조사를 다룬 FT의 보도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금감원 담당부서는 오전 내내 보도가 나간 경위를 파악하느라 술렁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리포트와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워버그증권에 대한 조사는 감독당국의 불공정거래 근절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 사례라는 점에서 남달리 관심을 끈다. 지난주에는 리온 브리튼 워버그증권 부회장이 재정경제부와 금감원을 방문해 전윤철 부총리와 오갑수 부원장과 면담, 이번 일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투명시장을 만들기 위한 감시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
금감원은 워버그증권에 대해 한달 가까운 현장검사를 지난 17일부로 마쳤고 서신질의 등으로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결과에 따른 조치는 7월말 이후에나 있을 예정이다. 단서나 물증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일부에서는 월드컵기간인 데다 그 파장이 국제적인 사안임을 감안, 조사가 지지부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저한 조사를 위해 시간을 더 들이는 것인지 아니면 국제관계 등을 의식한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
"외국계 금융기관에 검사를 나가 불공정거래나 규정위반과 관련해 자료를 요청하면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시간을 질질 끈다. 아무 관계도 없는 외무부에 로비를 하는 등 국제문제로 사건을 몰고 가며 압력을 넣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한조사요원의 고백이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