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슈퍼 CEO`
신기술이 개발되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시장과 산업이 형성되는 것은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기술의 국산화와 수출을 통한 국익증대와 고용창출과 같은 일반적인 효과들 외에도 기술산업의 인프라가 형성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문제는 신기술이 상품에 적용돼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벤처의 몫이라는 것이다. 상품개발을 위해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명분을 붙여 상품화하여 시장에 공급하는 벤처의 불합리한 순환성을 감안할 때 기술벤처 CEO들에게 기술의 상품화는 매우 어려운 숙제다.
필자 역시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했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신기술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신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구현하는 과정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원리의 이해는 신기술이 적용되는 실제 환경에서 상용화 여부와 관련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구현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기술의 개발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설계하여 원가를 줄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어 기술이 상품에 적용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상품에 적용되기 위한 기술의 플랫폼 형태가 기술이 시장에 파급되는 속도를 결정한다. 이는 기술의 비전공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해당기술의 전문가가 CEO를 맡는 경우가 많다.
둘째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시장이 하나에 국한된 기술이 있는 반면, 여러개의 시장으로 파급되는 기술도 있다. 후자는 다양한 시장때문에 기술의 복잡성이 높아지므로 전문엔지니어 출신의 CEO가 더욱 절실하다. 무엇보다 기존 시장의 신기술에 대한 ‘니즈(Needs)’를 파악해야한다. 경험이 없는 엔지니어출신 CEO들은 ‘우리기술이 뛰어나므로 무조건 사용될 것이다’라는 매우 위험한 착각에 자주 빠진다. 아무리 기술이 훌륭해도 시장의 니즈가 없는 기술은 가치가 없다. 구매하는 기업을 설득시키는 명분이 바로 니즈다. 거기에는 합리적인 논리도 중요하나 명분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CEO의 감각이 더 중요하다.
셋째 신기술의 상용화 개발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것은 접목될 시장, 신기술의 기술적 한계, 적용제품의 구현환경, 기능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의 보급기술의 영역설정이다. 영역설정은 회사의 개발 인프라 규모에 의해 정해진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핵심인력들로 구성된 개발팀은 핵심기술(Core Engine)만을 개발 공급하는 시장만으로 영역을 좁혀야 한다. 그리고 설계만 할 것인지 양산까지 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영역부분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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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실제 사업화 방안을 정립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도 회사를 운영하기에 충분한 기술판매 기반의 수익 모델을 구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가격 산정이다. 일반적으로 핵심기술은 구축범위(Site License)와 대당 로열티로 판매되는데,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로열티 수익 방식을 권장한다. 이외도 사내 영업조직, 외부유통망, 판매대행 등과 관련하여 CEO의 고민이 필요하다.
이처럼 신기술을 바탕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의 CEO는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엔지니어출신의 CEO가 적합하지만, 그는 엔지니어의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감각과 추진력이 있는 경영자여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엔지니어에서 성장한 감각적인 경영자를 ‘슈퍼 CEO’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