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투신수익증권 직판의 허와실

[CEO칼럼]투신수익증권 직판의 허와실

강창희
2002.08.21 21:18

[CEO칼럼]투신 수익증권 직판의 허와실

[편집자주] 굿모닝투신운용 강창희 대표이사

최근 투신운용사의 수익증권 직판허용 문제를 놓고 증권업계와 투신업계 사이에 열띤 논쟁이 일고 있다. 그러나 직판허용에 대한 논쟁 이전에 증권사나 투신운용사 모두 투신판매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본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나 IMF 금융위기 이후 규제완화 기조를 감안할 때 투신수익증권의 판매채널이 증권회사, 투신운용사 직판, 은행, 보험, 독립 FP로 확대되어 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이 점은 금융기관 업태별로 취급업무 영역이 분리돼 왔고 투신운용사가 대부분 증권·은행·보험사의 자회사였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일본의 사례가 참고가 될 것이다.

일본의 투신판매 비즈니스는 1994년까지 증권회사의 독점이었다. 그러다가 1994년에 투신운용사에게 직판이 허용되고 98년부터는 은행과 보험사에게도 허용되었다. 금년 4월말 현재 판매주체별 판매잔고를 보면 증권회사가 80%, 은행 등이 18.1%, 투신운용사 직판이 1.9%를 차지하고 있다. 투신운용사의 직판 비중은 1999년에 5% 가까이까지 높아졌다가 계속 감소되는 추세에 있다.

현재 투신운용사 74개사 중 30여개사가 직판을 하고 있는데 직판을 포기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최대의 투신사인 노무라투신도 지난해부터 판매부문을 계열사인 노무라 증권에 넘겼다. 투신운용사의 직판비중이 이렇게 줄고 있는 데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채산성이다. 물론 개인고객 전문 투신운용사가 인터넷 직판을 통해 일시적으로 성과를 올린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 회사도 지금은 구좌수가 늘고 구좌당 투자액이 소규모화 되면서 늘어나는 코스트를 감당하지 못해 고민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투신운용사가 대부분 증권·은행·보험사의 계열이기 때문에 판매비즈니스를 모회사에 일원화 시킨 결과 비중이 줄었다는 견해도 있다. 대부분의 투신운용사가 독립계인 미국의 경우 운용사 직판의 비율이 20%가 넘는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도 운용사의 직판이라고는 하지만 판매는 지주회사 내의 별도 법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나 일본의 계열증권사와 같은 성격으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따라서 증권회사가 걱정해야 할 것은 투신운용사의 직판보다는 은행, 보험, 또는 독립계 FP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경쟁상대는 은행이다. 미·일·유럽의 유력은행들은 투신판매를 핵심 비즈니스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다. 대출 비즈니스가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은행도 투신판매를 시작한지 3년 반 사이에 판매잔고의 12%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일본도 같은 기간중 전체로서는 은행이 18%의 점유율을 기록하기에 이르렀고 주식형만으로는 2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증권회사 경유의 주식형 투신판매잔고는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는 늘고 침체할 때는 줄어드는 데 비해 은행의 판매잔고는 침체국면에서도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회사에서는 타이밍에 맞추어 주식형 투신을 권유하는데 비해 은행에서는 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주식형 투신을 권유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리스크 상품을 팔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한 설명을 증권회사보다 더 철저히 해준다.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신뢰로 연결된다. 게다가 은행은 점포수도 많고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로 하여 우리나라의 투신운용사는 물론 증권사, 은행 모두 투신판매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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