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증시 `재 재평가` 가능성

[기고]한국증시 `재 재평가` 가능성

정태욱
2002.09.27 15:49

[기고]한국증시 `재 재평가` 가능성

[편집자주] 현대증권 정태욱 상무

지난해 4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전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활황장을 연출했다. 반도체 가격의 상승이나 미국경제의 반등과 같은 실물경제의 호전이 활황장을 가능하게 했던 기본적 여건이었겠으나 외국인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Rerating) 와 그에 이은 공격적인 매수세가 활황장세의 직접적인 원인이고 추진력이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의 증시가 2002년초에 약세로 돌아서고 한국증시에서 매수주도세력이었던 외국인들이 관망 내지는 매도세로 변화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가 재차 950선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 투자자에 이은 국내 투자자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재평가와 장기성장전망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650선으로 추락한 주가지수만큼 한국경제가 구조적으로 후퇴한 것인가? 아니면 주가지수 950선에서의 평가가 너무 장밋빛 일변도이었을까? 둘다 아니다. `지금의 650선의 주가지수는 너무 비관적인 전망을 근거로 하는 수준이며,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은 주식을 매집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관점이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650이라는 주가수준은 세계 경제가 심각하고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상태에 가서나 나타날 수 있는 수준이다.

비록 세계경제여건이 불리하게 변화했다해도 올해 초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할 수 있게 해주던 구조적 요인들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우리경제는 강력한 내수성장과 안정적인 수출의 증가를 축으로 해서 2003년과 그 이후에도 안정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구조, 수출구조, 산업구조 측면에서 우리경제의 안정성장을 뒷받침해줄 여건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실질GDP의 5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의 경제안정화 기능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같은 경제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작고, 고용여건 및 임금이 안정추세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꾸준한 노동생산성 향상은 안정적인 임금상승 혹은 노동소득 증가를 유도하여 소비의 구매력을 뒷받침해줄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재정수지가 건전하고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유도 많아 정책적으로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둘째, 수출 또한 미국 경기변동의 영향력을 덜 받게 될 것이다. 우리의 수출이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수혜를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002년 들어 우리나라의 대중화권 수출은 이미 대미국 수출을 상회하고 있다. 그리고 2001년이후 미국의 세계경제 성장기여율은 급락한 반면, 중국의 성장기여율이 확대돼 세계경제가 급격한 침체국면에 진입할 위험도 작아졌다.

셋째, 2000년 이후 성장이 안정적인 서비스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경기순환의 진폭이 축소될 것이다. 비정보통신산업과 정보통신산업간의 경기양극화도 둔화됐고, 업종별로 경기국면이 다양해져 과거처럼 전산업이 한꺼번에 같이 위험이 줄었다. 비정보통신산업은 물론 정보통신업 또한 침체업종에서 호황업종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이미 구조조정이 많이 진척된 한국의 기업과 금융시장, 안정적이고 부가가치 지향적인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의 증권시장은 다시한번 차별화 되고 재평가 되어야 마땅하다. 세계경제의 심각하고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같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그리고 장기적인 시야에서 투자할 수 있는 인내심과 여유가 있다면 최근 650선의 주가지수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또 한번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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